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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화월드와 우리은행

담보가치에 매몰된 투자는 안전할까?

by 고니파더

중국 자본이 투입된 제주신화월드 담보대출 리파이낸싱에 우리은행이 참여를 결정했다는 소식입니다.

후순위 백업은 600억 수준으로 주관은 한국투자증권이네요.

은행들 손사래 친 제주신화월드 리파이낸싱, 우리은행만 한투證 손잡고 베팅-인베스트조선


여의도 타짜들이라 평가했던 메리츠금융그룹은 미꾸라지처럼 이번에도 역시나 잘 빠져나가는 모양새입니다.


참고로 기존 메리츠금융의 대출금리는 8.15% 수준이었습니다.


이제는 메리츠금융의 투자 금리를 보면 우습기만 합니다. 그야말로 허덜덜한 수준입니다.


이번 딜에 우리은행이 단독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약간 기자회견 같은 느낌을 주는 기사 분위기랄까?


아래는 우리은행 관계자의 발언입니다.


"제공된 담보가치 충분해 채권보전 확보된 상태로, 최근의 현금흐름을 고려 시 원리금 상환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돼 내부 검토중이다."


맞는 말인지 검증해 보겠습니다.


(1) 제공된 담보가치가 충분해 채권보전이 확보된다 ---> 타당합니다.


제주신화월드의 23년 유형자산 장부가액이 (토지+건물만 포함) 약 1조 2천억 정도인데, 기존에 메리츠금융쪽에 담보로 제공된 유형자산의 장부금액은 3,600억 수준입니다.


메리츠금융의 차입금을 대환한다고 보면 3,600억 장부가액 자산에 2,100억 (후순위 포함) 의 차입금이 달리는 거니까 LTV는 60% 언더가 맞습니다.


즉, 담보가치가 충분하다는 주장은 어느정도 인정이 됩니다.


문제는 두번째 부분입니다.


(2) 최근의 현금흐름을 고려 시 원리금 상환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돼 --->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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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를 보면 대상회사의 23년도 OP. EBIT ▲481억입니다.


최근 3개년, 아니 최근 6개년으로 넓게 봐도 연속 마이너스 OP. EBIT은 보여주고 있죠.


더 넓게 보면 2015년부터 적자를 벗어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누적 결손금 규모 역시 1조 1,000억 수준입니다.


이 상황에서 부채비율이나 차입금의존도는 별도로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말 그대로 처참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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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서는 대주주의 주주차입금이 영구채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일정수준 차입 부담이 완화되었다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도 대상 회사는 무보증 사모 영구채 5,800억 가량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자지급 유예조건이 붙어 있긴 하지만 세부내역을 살펴봐야 합니다.


이자 지급 조건이 누적적인지, 비누적적인지 말이죠. (공시된 자료만으로는 확인이 힘듭니다)


만약 누적적이라고 한다면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연간 이자만 (사모영구채 잔액 1조원 가정 시, 무보증 영구사채의 연간 이자율은 5%) 500억입니다.


이게 10년만 누적되어도 5,000억입니다.


물론 차입금이 근저당권 설정으로 우위에 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이자금액이 누적적으로 유예되는 상황을 가정해 봅니다.


그렇게 되면 위에서 아무리 높은 담보가치라고 주장했던 것들이 다 무용지물이 될 것입니다.


결국 담보가치 하나 보고 2,000억 이라는 거액의 배팅을 한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글쎄요.


금리를 얼마나 받을지 모르겠지만 내부 신용등급에서 해당 기업 신용등급이 적정 등급이 나오지 않을 거라는 점은 자명합니다.


그렇다면 아마 투자하자마자 일정수준 이상의 충당금도 쌓게 될 겁니다.


결론을 내리기는 이른 시점이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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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건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공격적인 하나은행 투심위에서도 부결이 난 건인데, 이 걸 단독 참여한다?


충격적인 건 해당 투자를 결정한 곳이 증권회사나 캐피탈, 자산운용사가 아닌, 고객의 예금 자산을 보호해야 하는 우리은행이라는 점입니다.


일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한화호텔앤리조트의 '아워홈' 인수금융에도 무리한 금리를 제시했던 우리은행이었는데, 이번에는 더 큰 모험을 감행하는 모양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담보만 보고 들어가는 투자는 아마추어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은행에서, 그것도 4대 금융지주에서 이렇게 모험성이 큰 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좋지 않은 모습이라고 봅니다.


과연 이 투자가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가 될지, 성장에 급급한 나머지 리스크를 무시한 위험한 투자가 될지,


문득 궁금해지는 하루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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