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는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
미팅의 계절입니다.
이맘때면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는 프론트, 심사역이 없어야 정상입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은 반성하시길. ㅎㅎ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서, 간만에 아마추어 한 분을 미팅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이것도 모르냐!'라는 핀잔보다는 마주하는 자리에서 무엇보다 안타까운 마음, 안쓰러운 마음이 크게 들더군요.
부디 지금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멋진 프로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일은 일.
준비되어 있지 않은 주니어분에게 거침없이 질문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욕하지 말길)

무엇보다 우리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제가 그분을 아마추어라고 판단한 계기는 단 하나였습니다.
대주단의 질문, 즉 본건 딜에 대한 부정적인 질문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가장 폐부를 찌르는, 어찌보면 본건 딜에 대한 가장 핵심이자 누구나 의문을 가질만한 사항에 대해서,
구글링 하나 없이 적진에 뛰어든 것이죠.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모르겠다', 혹은 '알아보겠다'라고 답변을 했으면 그나마 중간은 갔을텐데,
어설프게 대응하려다가 이야기가 안드로메다로 흘러가버렸습니다. (저는 그렇게 느낌)
참고로 딜을 초도로 브리핑할때 IM 자료 보고 읽는 행위는 프로들이라면 안하는 게 정상입니다. (이건 매번 강조하는데 안고치는 사람이 많은 듯)
간혹 가다가 대주단이나 LP단에서 전반적으로 한번 읽어주길 바라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5분을 넘겨서는 안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M자료에 코를 박고 똑같은 활자를 읽어 내려간다?
그렇게 시작한다라는 것 자체가 본인이 아마추어라는 걸 인정하는 꼴이죠.
IM 자료에 나와있는 강점?
물론 어필하고 싶겠지만 이건 굳이 이야기 할 필요도 없어요.
가볍게만 다뤄도 됩니다.
만약 진짜 큰 강점이라면 가만히 있어도 드러나기 때문이죠.
핵심은 대주단에서 지적할만한 단점에 대해 완벽하게 커버를 하든지, 그게 안될 것 같으면 단순하게 그 자리를 피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어설프게 대응하다가는?
뼈도 못추립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불쌍한 아마추어 옆에 괜찮은 프로 선배가 앉아 있었다는 겁니다.
이분은 해당 딜에 대한 약점을 순순히 인정하더군요.
탁월한 선택.
제게 도와달라고 '읍소'했는데 차라리 코너에 몰릴 때는 이 방법이 더 유효하다고 봅니다.
재미난 미팅 자리를 경험하며, 이제는 한물 간 경영자가 되버린 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의 이야기가 생각난 하루입니다.
'아마추어는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프로는 문제를 단순화시킨다.'
여러분은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나요?
아니면 단순화 시키고 있나요?
문득 제 자신은 어떤지 궁금해지는 하루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