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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상품과 심사 Part 5 (2)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by 고니파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의 세 번째 키워드입니다.


바로 채권 원금이 사라지는 상각조건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중요한 부분이고 개인적인 의견이 들어가는 부분이라 별도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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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은 손실흡수도 먼저 하지만,


일반적인 채권과 다르게 일정 요건이 발생하면 원금이 사라지는 Trigger가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모든 발행기관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요건은 아닙니다.


쉽게 말하면 원금 상각조건이 있는 신종자본증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신종자본증권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투자자 입장에서야 '원금상각조건이 없는' 자본성증권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원금상각조건으로 발행되는 금융기관의 신종자본증권의 대부분은 은행 및 금융지주에서 발행합니다.


이것은 은행법과 지주회사법에 명시된 것으로 해당 원금상각조건이 있어야지만 자본으로 인정받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카드회사나 보험회사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어떨까요?


이 경우에 원금상각조건이 의무는 아닙니다.


즉, 원금상각조건이 없는 신종자본증권의 발행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은행과 금융지주의 신용등급이 좋을까요?


아니면 카드사나 보험회사의 신용등급이 좋을까요?


은행이 더 신용등급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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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은행이 보험사나 카드사 보다 실제로 신용등급이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상품의 세부조건만 봤을 때에는 원금상각조건이 없는 구조가 더 매력적이지만,


그것을 발행하는 기관의 신용도를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에는 은행 및 금융지주사의 매력도가 더 있는 겁니다.


간단한 예로 삼성전자가 원금을 책임지지만 부도시 원금을 하나도 못 받는 예금과,


원금은 다 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불안 불안한 새마을금고 예금의 두 가지를 비교해 봅시다.


금리 조건이 같다면 어디에 투자하겠습니까? (미안!~ 새마을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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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의 리스크 요인 중 하나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제 마지막 리스크 요인인 Bail-In vs Bail-Out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쉽지 않은 주제였는데 거의 다 끝나감.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관련된 마지막 주제는 바로 Bail-In, Bail-Out입니다.


먼저 정의를 내려봅니다.


Bail-In은 우리나라 말로 '채권자 손실 부담' 제도를 의미합니다.


간단하게 말해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이 디폴트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은행 채권에 투자한 투자자에게도 손실부담을 지우는 제도입니다.


최근에 스위스의 Credit Suisse가 파산했죠.


이 과정에서 그들의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있었습니다.


Bail-In을 채택한 스위스 영향력 아래 있었던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것이 무슨 의미이냐?


정부의 구제금융이 우선이 아니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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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il-In 제도를 선택하고 있는 국가의 금융기관 담당자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의 위험을 모르고 투자한 거냐? 금리가 높은 만큼 위험성에 대한 고지는 사전에 했으니 책임은 네가 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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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Bail-Out은 '정부지원제도'의 하나인 '구제금융'을 의미해요.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금융기관들이 구제금융 제도를 통해 다시 부활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몸담았던 회사도 구제금융제도로 인해 살아남은 이력이 있었네요.


이번에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스터디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이 있다면 바로 이것입니다.


분단국가라는 정치적인 특수한 상황만 제거한다면, '우리나라가 투자자들에게 천국인 나라 중 하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바로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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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생각을 제가 했는지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원금상각조건이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다만, 국내의 상각조건 Trigger는 대부분 해당 은행이나 금융지주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었을 때 발동합니다.


그럼 부실금융기관 지정은 어느 순간 발동을 하느냐?


바로 은행의 부채가 자본을 초과하는 상태, 즉 은행이 진정으로 망하는 순간에 발동을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같은 상품이라도 국내 리스크와 해외리스크는 다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아래처럼 말이죠.


CS 사태에도 견고한 국내 발행 코코본드 무엇이 다른가 < 채권/외환 < 기사본문 - 연합인포맥스 (einfomax.co.kr)


저는 이게 Bail-Out을 채택한 우리나라의 금융제도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Credit Suisse의 Trigger 조건을 비교해 볼까요?


이들의 Trigger는 쉽게 이야기하면 BIS 비율과 연동되어 있습니다.


즉, 은행이 망하지 않아도 BIS 비율이 어느 정도 하락한다면 (여기서는 5% 정도) 신종자본증권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재앙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그에 반해 우리나라 은행의 신종자본증권은 똑같이 원금상각조건이 있다고 하더라도, BIS 비율이 어지간히 하락해서는 이 Trigger가 발동되지 않습니다.


은행이 망하는 시점이 되어야만 신종자본증권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구조인 거죠.


비교해 보니 어떤가요?


우리나라의 경우보다 더 Risky 하죠?


이번에 이 테마를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거라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식이 얼마나 위험하고 편협한 것인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국내금융기관보다 글로벌 금융기관의 신용도가 더 높고, 거기에서 발행하는 금융상품이 더 안전하다'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특이한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의사결정을 할 때에는,


발행주체별 신용도보다는 세부 상품의 발행조건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 계기였습니다.


더불어 그 나라의 Bail-In, Bail-Out에 대한 채택여부도 투자를 결정하는 심사역 입장에서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라는 것.


잊지 말아야 할 포인트였습니다.


약 2주 동안 괴롭혀 왔던 어려운 주제에서 이제 조금 벗어납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기회이자 자극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의 투자 결정에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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