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투자에 대한 심사의견

인생도, 투자도 한방인가?

by 고니파더

눈길을 끄는 기사가 있어 벤처투자와 지분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https://dealsite.co.kr/articles/127391

아마도 GS 리테일 내부 벤처 조직인 CVC에서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관련 손실이 2,000억을 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GS리테일의 연간 연결 기준 최근 영업이익이 약 3,900억 수준이니 60%가량을 지분 투자 하나 잘못해서 다 날린 걸로 봐도 무리가 없겠습니다.


참고로 피투 자기 업인 요기요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점차 상실해 가면서 이제는 입사 1년 차에게도 희망퇴직을 권하고 있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배달앱 3위 '요기요' 첫 희망퇴직 - 조선비즈 (chosun.com)


금융업에서 근 20년간 있다 보니 투자라는 것도 '유행'을 타는 걸 몸소 느끼게 됩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장외파생상품 가입을 고려하던 적이 있었고, (KIKO)


또 언젠가는 부동산 금융이 활황기에 있던 시점이 있었고,


위 기사처럼 지분투자/벤처투자가 유행인 시점이 있었죠.


그리고 작년인가요?


금리가 확 올라갔던 시점에는 채권 투자를 잘했던 사람들에게 큰돈이 몰렸습니다.


'여전채 딜러'가 차지한 채권 연봉킹… 비결은 < 채권/외환 < 기사본문 - 연합인포맥스 (einfomax.co.kr)


이런 것들을 보면서 한 가지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


비록 투자에 정답은 없지만 단 하나의 공식을 찾는다면 바로 '뒤에 들어가면 물린다'는 것.


그런데 이 지분투자라는 것은 그 손해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아요.


말 그대로 하나도 못 건지고 아웃되는 경우가 많다는 거.


책으로 읽거나 관련 업계 사람을 만나거나, 암튼 최근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지분 투자를 담당하는 분들의 투자를 보면 뭐랄까.


그냥 넓은 바다에 고기 잡는 낚싯대 10개 걸어놓고 '하나만 걸려라' 하고 기도하며 기다리는 듯한 모습입니다.


Valuation, 재무모델링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해서 이익 이제 겨우 10억 나는 업체에 대해 '미래가치 1조 원' 식으로 프레임을 씌우는 것들이 조금 불편하게 다가옵니다.


Debt Side에서 업무를 하고 있는 저에게는 뭐랄까요.


너무 허무맹랑한 투자라고나 할까요?


물론 이들이 왜 이렇게 하는지 이해는 갑니다.


간단히 말해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두 번째로 하나라도 터지면 그게 나머지 손해를 보상해 주기도 하고,


자기가 이런 것을 투자해서 성과를 거뒀다는 외부 평판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불쌍한 건 이들에게 아무것도 모르고 종잣돈을 건넨 재벌 2,3 세 들입니다.


원래 하던 사업이나 제대로 잘했으면 좋을 텐데,


'우리도 저들처럼 신사업을 하지 않으면 도태됩니다. 당장 업계 전문가를 모셔와서 투자를 해야 합니다'라는 사탕발림에 속는 부잣집 도려님들.


솔직히 이건 투자라고 이름 부르기도 민망합니다.


투기죠. 하나만 걸려라를 외치는.


재작년부터 금리가 오르면서 작년부터 많은 수의 지분 투자 건들 이 제대로 회수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분투자와 벤처투자업의 리스크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하지만 조금 걱정이 되는 것은 지금입니다.


금리가 조금씩 내려가는 조짐을 보이는 순간.


다시금 '신사업'이라는 허황된 이름으로 이런 지분 투자 붐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제 글이 모험자본에 대한 투자를 전혀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유행에 따라서 기준도 철학도 없이 그냥 이것저것 찔러보기 식으로 투자하는 것들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경험으로 배운 거 하나를 말씀드리면서 마칩니다.


'기준이 없는 투자는 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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