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민한 사람이다
좋게 말해 무언가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빠르고
나쁘게 말해 여러 자극에 대한 반응이나
감각이 지나치게 날카롭다
방금 처음 본 사람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도
상대의 언어와 그 의도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아직 열리지도 않은 결말을 내 감각 하나만을 믿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내며
그다음 상황을 미리 대처하곤 한다
그 누구는 나에게 정말 센스 있다고 말하는 반면
또 다른 누군가는 나에게 무척이나 예민하다고 말했다
그 순간 나는 느꼈다
센스라는 단어 속에 예민이라는 단어가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아마 이것이 내 단점을 받아들였던
첫 번째 시작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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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나의 것만 같던 자만으로
찌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자존감과 자존심에 대한 구분조차 힘들어
나의 잘못이 명백한 순간에도 자존감이라는 단어로
예쁘게 포장된 자존심만을 부리고는 했고
그러기에 나에게 사과라는 것은
정말 필요적인 부분에 한해서만
마음이 아닌 머리로 계산된 하나의 도구 같았다
꽤 오랜 시간을 그렇게 살아오며
나라는 사람이 가진 본래의 성향이겠거니
생각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보이는 나의 모습은
외로움만이 가득했다
나의 자만으로 잃어갔던 소중한 그 무언가 들이
수년이 지나 부메랑이 되어 뒤늦은 후회로 찾아왔고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이유를 찾고 한탄하기보다
자존감과 자존심에 대한
그 유연함을 익히려 노력하였다
그렇게 그 수년의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었다
허나 일장일단이라는 사자성어와도 같이
나의 생각의 변화로 고취된 지금의 나의 성향 또한
문제는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그들을 배려하기 위함이라는 명목으로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판단이 깊어지면서
조금은 모르고 지나쳐도 될
그들의 속내까지 보이는 듯했고
그렇게 결이 다른 사람들과의
시간들이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도 다가와
인간관계라는 것에 대한 골똘한 생각에 잠기곤 했다
그 모습을 본 나의 가까운 친구는 말했다
나조차도 미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세상 사람들이 다 나를 좋아할 수 없는 것이라며 말이다
그 순간 나는 너무나도 뻔한 그 말에
너무나도 큰 깨달음을 얻었다
아 그냥 나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었구나
또 나의 과거의 행동에 대한 자책과 후회로
길러진 지금의 나였기에
남들에게 모나지 않은 둥글둥글한 사람이고 싶다는
강박이었구나 말이다
유독 이 글은 마무리가 어렵다
아마 아직 저 문제에 대한 해답이
스스로가 명쾌하지 않고
계속해서 깨달아가는 과정이기에 그러지 않나 싶다
그게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냥 이렇게
나의 고민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나의 성숙이 쌓여감을 느끼며
더 나은 나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