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세계의 찬미
와사등은 총 4문장으로 이루어져있지만 1연은 5연의
반복에 해당하기 때문에 2연, 3연, 4~5연의 3문장으로
구성되어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렇게 3문장으로 놓고 보면 각 문장에 화자의 상태가 드러나 있다.
먼저 2연.
화자는 "사념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문" 상태에 있다.
이는 고민과 사유를 더이상 하기 어려운 정신적 마비 상태에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3연.
화자는 "어둠"이 "피부의 바깥에 스미는" 상태에 있다.
이는 감각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임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 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를 "피부바깥에
스미는 어둠" 과 동일한 형식으로 파악해서 해석하면
"아우성 소리" 는 감정의 잃어버림을 의미하는 바가 된다.
즉, 3연은 감각과 감정의 마비상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4~5연은,
화자는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 있는 상태, 즉
자기 자신 혹은 자신의 목적과 욕망의 상실 상태에 놓여져 있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와사등은
사유 - 감정 - 욕망
각각의 층위에서 화자가 자신의 자아를 상실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2연은 물질문명의 무서움을 드러내고 있다.
" 늘어선 고층" 건물은 "묘석" 과 같고,
"찬란한 야경" 은 묘지의 함부로 자라 "헝클어진"
"무성한 잡초"와 같고,
무덤에 묻힌 자가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듯이
"사념"은 입을 다물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물질문명은 무덤에 묻힌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묻어버릴 무덤처럼 무서운 존재라는 점이다.
물질문명 때문에 사념이 묻혔다는 것은,
비물질적인 사유가 묻혀 죽어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와사등은 근대물질문명에 의해 사유와 감정, 욕망을
박탈 당하는 인간의 허무한 시각과 감정을 드러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가을 하늘이 그토록 높게 느껴지는 것이,
알고보니 비인 하늘이기 때문인가
시리도록 슬픈 마음과 공허감, 상실로 비어버린 ᆢ
09 17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