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체험

줄탁동시啐啄同時

중학교 1학년이 되었는데 아직 분수의 덧셈을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분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나온다. 초등학교 수학은 고학년이 되는 4학년부터 어려워지기 시작하여 5학년에 분수가 나오면서 수학을 멀리하거나 포기하는 아이들이 급격히 많아진다고들 한다. 중학생 두명을 만나는데 이 두 친구 모두 분수의 덧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1이고 중2인데 지금 이거를 하고 있으면 학교에서 받는 수업은 어쩌지라는 걱정이 앞선다. 재미도 없고 흥미도 없을게 뻔하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지 않나. 앞으로 5,6년은 수학과 씨름을 해야 할텐데. 어떻게든 보완을 해주고 싶었다. 단, 조건이 있다.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했다. 의사를 물어보았다. 나와 일주일에 두번 만나는 것으론 부족하고 혼자 해야 할 것 같은데 해보겠냐고. 놀랍게도 한 명은 흔쾌히 동의를 했다. 나머지 한 명은 나와 만나는 시간에만 열심히 하겠단다.


분수 연산관련 문제집을 사서 매일 해야 할 분량을 체크하여 보냈는데 다 해온 것 아닌가. 사실 이런 경우, 이전까지 스스로 공부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과제를 해온다는 예상을 하기 쉽지는 않다. 그런데 이 친구는 달랐다. 심지어 몇 번의 만남을 반복한 후 실력이 느는 것이 눈에 보였다. 놀라웠고 기특했다. 칭찬과 격려를 잔뜩 풀어놓았음은 물론이다.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다. 어느 날 알 속에 갇힌 새끼가 연약한 부리로 껍데기를 두드린다. 혼자 힘으로 깨기 힘들 때 어미새는 동시에 밖에서 쪼아준다. 새끼가 쪼는 '줄'과 어미가 쪼는 '탁'이 만나 생명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좋은 교재를 가지고 잘 가르쳐 주어도 아이가 받아들이지 않고 따라오지 않으면 배움은 일어나지 않는다.


단지 문제 하나를 더 맞춘 것, 숙제를 해온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이 행동이 지속되었을 때 그가 경험하게 될 성취감, 자신감, 깨달음 등이 얼마나 성장 시킬까 기대가 되기 때문이다. 삐악삐악! 껍질을 깨고 나오는 그 순간의 천둥번개 소리를 그리스어로 하면 유레카라고 한다.


나는 이 아이들에게 유레카 모멘트와 아하! 순간을 경험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마중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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