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잘못이 아니야

괜찮아

이번 학기에 새롭게 만난 초등학생.

3학년인데 아직 한글을 잘 읽지 못한다. 한 글자 한 글자 끊어서 읽고 자주 틀리기도 한다. 한 학년에 한 반 밖에 없고 10명 남짓한 아이들이 전부인 학급덕에 학업 스트레스가 크지 않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다. 말하는 건 큰 문제가 없으니까.


그런데.

안타까운건 혀가 좀 짧은지 발음이 정확하지가 않다는 것. 말하는 걸 정말 좋아하는 아이. 상담을 하다가도 중간 중간 관계 없는 이야기를 한다. 한 번은 듣고 있다가 물어보았다.

혹시 친구들이 발음 좀 똑바로 하라는 소리 많이 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많이 힘들었겠구나.

친구들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과 심지어 부모에게까지도 들었을 이야기겠구나...

혀가 좀 짧으면 그럴 수 있다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였다.


그건 니 잘못이 아니야. 괜찮아.

대신 조금 더 신경써서 발음하면 돼.


이 말이 그 아이에게 어떻게 전달 되었을지 나는 모른다. 허나 평소와 조금은 다른 방식의 피드백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글 해독 능력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엄마는 공부방을 매일 보내고, 집에서까지 추가 학습을 하는 관계로 지쳤을 아이. 더 이상 한글 해득 능력이 지체되지 않아야 하는 것도 맞지만 조급함 때문에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는 것.

그리고 할 수 있다는 것.

아이에게까지 조바심을 주지 말아야 한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그 아이에게도 있지 않을까.


관계를 쌓아가며 만날 때

어느새 마음도, 실력도 성장한 모습을 기대하게 된다.


#학습상담 #못한다고주눅들지말길 #알을깨고나오듯 #실력폭발되길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하나쯤은 있을 법한 묵혀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