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의 인터뷰

나의 인생과 딸의 인생이 만나다

긴 추석 연휴. 여유롭게 보내고 있다. 지방에 대안학교 다니고 있던 큰 딸도 올라와서 같이 지내고 있다. 내일모레 다시 내려가야 하지만. 궁궐도 가고 뮤지컬도 보고 볼링도 치고 집콕도 하고 보고 싶은 프로그램 정주행도 하고 잠도 실컷 자고.. 그래도 연휴가 안 끝났다.


조금 아쉬운 것은 가을 장마인지 비가 오래 와서 외출을 자꾸 막는다는 것이다. 오늘도 흐린 날씨에 외출을 머뭇거렸다. 큰 딸이 학교 숙제라며 부모님과의 인터뷰를 해야 한다며 녹음기를 들이댔다. 그러면서 엄청 많은 질문들을 했다.


버킷리스트, 제일 좋아했던 책, 상담 할 때 힘든 점, 성격이 많이 다른데도 엄마를 만난 이유, 신앙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우리들(자녀)이름은 어떻게 지었는지,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은....등 내 인생 전체를 아우르는 방대한 내용이었다.


생각나는대로 말하다보니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생각들을 들춰보게 되었고 추억을 회상하게도 되었다. 가끔은 일방적인 대답이 아닌 주고 받는 대화를 하면서 서로의 생각들에 공감도 하게 되었다. 언제 이렇게 내 이야기를 자녀에게 할 수 있을까. 참 좋은 기회였다는 생각이 든다. 참 좋은 숙제군!


평소 자녀에게 나눠주고 싶은, 또는 가르쳐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그러나 사춘기 아이들에게 그다지 공감이 되지 않을터. 게다가 반항심이 최고조에 이를 때가 아닌가. 하지만 이런 인터뷰라는 도구가 자연스럽게 전달이 되었을 것 같다. 귀한 시간을 선물 받은 느낌이다.


나의 젊은 시절을 어땠는지 돌아보면서 나의 실패담과 후회, 그리고 감사한 것들을 들으며 나름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녹음한 것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삶을 계획할 수 있지 않을까. 여운이 많이 남았다. 나에게도. 딸에게도. 나는 나의 이야기를 했고, 딸은 나의 인생을 들었다. 짧게나마. 다음에도 이런 시간을 가지고 싶다.


질문은 답을 낳는다. 그리고 생각을 하게 하고 마음 속에 있는 깊은 것을 끌어낸다. 질문 하나가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많은 질문이 아니어도 그 질문 하나로 의미 있는 반추를 하게 된다.


#딸과의대화 #삶의지혜 #자녀에게닿으려면 #잔소리와명령이아닌 #나의이야기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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