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휴우증?

환경의 지배를 뛰어넘어서

아마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모두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긴긴 연휴가 즐겁지만은 않았을터. 방학도 아닌 것이 미니 방학 같이 열흘이나 되는 역대급 연휴였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뭘 먹여야 하는지 고민도 되지만 연휴가 지나 학교(어린이집,유치원)를 다시 보낼 때가 더 걱정이다. 실제로 방학이 지나고 개학 때가 되면 상담문의가 부쩍 늘어난다. 그 중 청소년의 경우에는 등교거부가 압도적이다.


직장인들도 월요병이라고 일요일 저녁부터 우울해지고 살맛이 안나는 시간들을 경험한다. 아이들도 비슷한 듯 하다. 길게 쉬는 것은 좋았지만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스트레스 상황으로 몰고간다.


나 또한 다르지 않았다. 월요일부터 다시 아이들을 만나 상담할 생각을 하니 보고 싶고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숨이 턱 막히기도 한다.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루틴처럼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일들을 하고 싶지 않을 때. 돌아다니는 동기부여 영상에서는 이렇게 답한다.

"그냥 해. 이유가 어딨어. 그냥 하는거지"

맞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뭔가 더 필요한 것 같다.


오랜만에 아이들을 만나 물었다. 추석연휴동안 뭐 하면서 지냈냐고.

친척집에 다녀오고. 집에서 게임하고. 맛있는거 먹고. 그리고...끝.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할 시기인데 너무 단조롭게 느껴지는 일상이다.


심리학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빠지는 함정이 있는데 집에 있는게 쉬는 것이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쉬는 것 같지만 집에 오래 머물수록 생각이 많아지고 더 나가기가 싫어 진다고 한다.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지치고 의욕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 때 하게 되는 생각의 흐름을 '반추'라 하는데 어제의 후회와 내일의 두려움 속에 내면에 소용돌이가 몰아친다. 그래서 우리가 이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움직임과 바람과 햇빛은 생각의 고리를 끊어준다. 힘이 나야 나가는 것이 아니라 나가야 힘이 난다.


우리 아이들이 상대적 박탈감과 빈곤, 비교의식,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학교, 집, 학원에서 벗어난 다양한 경험들이 필요하다. 인터넷과 sns, 게임 등 가상공간에서만 머물지 않고 사람과 부대끼고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배워가길, 성장해가길 바랄뿐이다. 이것은 이 시대의 부모, 어른들이 채워주어야 한다. 혼자가 힘들다면 머리를 맛대고 고민하며 협력해야 한다.


집안에만, 가상세계에서만, 혼자만 머물러 있지 않도록. 아이들을 구출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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