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타이밍이 있겠지
내가 아는 지인의 딸이 있다. 볼 때마다 너무 이뻐서 안아주고 싶은데 내가 다가가면 고개와 몸을 획 돌려 엄마한테 가곤 한다. 아쉽지만 서운하기까지는 아니다. 그래서 한 번 시도하고 거부하면 그냥 둔다. 내 마음을 알아줄 때가 있겠지 하고 말이다.
그런데 만약 내가 포기하지 않고 집요하게 계속 시도하거나 아이의 행동과 상관없이 안아버린다면 아이와 아이의 엄마는 불편할 것이 뻔하다. 그렇게 행동한 이유는 아마 이렇지 않을까 싶다.
'내가 이렇게 널 생각하고 좋아하는데 나를 거부해?'
내가 좋아하면 상대도 꼭 날 좋아해야 하나? 그러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나의 의도와 상대의 의도, 나의 생각과 상대의 생각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간극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부터가 관계가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짝사랑을 그리 안쓰럽고 불쌍하게만 보지 않아도 좋지 않을까.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마음, 그 사랑이 진짜 상대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그는 행복할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지 않은가. 상대가 어떠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 사람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다. 그래서 짝사랑은 상대의 반응에 상관없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사랑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영원한 짝사랑. 자녀에게 원하는 것은 없다. 그저 행복하길. 잘 자라주기만 바랄 뿐. 사춘기 아이들이 아침에, 혹은 불현듯 부모에게 짜증을 내고 이유없이 화를 낸다면 당황스럽고 억울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저 아이가 성인이 되어 아이를 키우게 되면 알게 될 것이다. 부모의 마음을. 아니면 더 빠를지도 늦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의 타이밍을 우리가 정해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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