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파요

정신병동에도 아침와 와요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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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는 연예인병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그렇다고 연예인만 걸리지는 않는다. 우리 주위에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질병이 공황장애이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 질병으로 고통당하고 있다.


여주인공 다은의 절친 유찬은 원래 상사들에게 인정받는 잘 나가는 대기업 사원이었다. 문제는 '예스맨'이어서 주변 상사들이 온갖 부탁을 하기 시작하고 혼자 감당하다가 압박감에 마음이 병들어버리고 만다. 어디서부터 잘 못된 걸까. 부탁한 그 사람들이 문제였을까. 그들에게는 유찬이가 구세주였을 것 같다. 자신이 못 하는 부분을 보완해주는 유찬이가 고마웠겠지. 그러니 계속 부탁을 했을 터. 유찬이 입장에서는 거절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신입사원으로서 상사의 부탁에 거절이라니. 하지만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무너지고 만다.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는다라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괜찮겠지 하고 했던 감당했던 일들이 쌓여서 돌이킬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려고 한다. 나만 이상한 것 같고 아픈 것 같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모두 아프다. 아픈 사람끼리 서로 나누고 위로하며 공감하면서 나만 아픈게 아니었구나 깨닫는 순간 억눌렸던 것들이 풀어질 수 있다.


내가 속해 있었던 교회 공동체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잠 자다가 갑자기 숨이 멎을 듯 심장이 아파오고 음식도 잘 먹지 못할 지경의 정말 힘든 상황을 수년간 겪고 있었다. 심장이 아프고 호흡이 안 되어 응급실에 가서 진료를 받았을 때마다 아무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던 그는 그때도, 지금도 자신의 아픔을 정신적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정신과 진료를 받아본 적도, 약을 먹은 적도 없다. 마음의 어려움을 영적으로만 해결하려고 했다.


그러다 코로나 사태로 모든 모임을 온라인으로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는데, 그것이 오히려 그에게 돌파구가 되었다. 힘들어서 교회에 못 나오던 그가 온라인 모임에 나오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모두 귀기울여 들어주었다. 수 개월 동안의 온라인 만남이 그에게는 숨 쉴 구멍이 되었던 것이다.


조기발견과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이 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핵심요인이다. 성장과정에서 누구나 힘든 일을 겪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혼자 감내해야 했던 상황이 있었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표출될텐데 그것이 좀 더 안전하고 사회에서 수용할 수 있으려면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더해 아픈 그를 안아 줄 수 있는 한 사람 또는 공동체가 있다면 그의 회복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그게 뭐가 힘들어"

"다들 그러고 살아. 왜 이렇게 유난이니"

이런 말들이 입을 다물게 하고 마음을 닫게 만든다. 부디 우리 사회가 타인의 아픔에 무뎌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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