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나는 보았다.
죽어있는 어항 속
검게 끼어있는 이끼와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배설물들과
휵, 끼치는 물비린내-
헤엄치는 것이라곤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파괴되고 부식된 잔해만이 가라앉아 있는 것을.
나는 오래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그 역한 광경을 외면해버리고 말았다.
그때까지도 나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이 어항이 이렇게 죽어가게 되기까지 우리들의 무수한 외면이 있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우리가 저마다 이 ‘죽은 어항’ 들을 품은 채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한때는 눈을 빛내며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던. 고기들이 활기차게 오가고 인공 수초가 흔들림 없이 서서 그들을 숨겨주던 옛날의 그 생명력은 물과 함께 증발해버린 듯
그것들은 서서히 빛을 잃는다.
빛을 잃고, 바래간다.
바래고, 썩어간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놓아둔 자리에 그대로 고인 채.
다시 우리의 그림자가 수면 위에 드리워 깨끗한 물과 먹이를 뿌려주길 기다리며. 하지만 나는 그것을 자꾸만 굶겼다.
그러는 동안 그것은 계속 말라갔을 테고. 결국 이런 모습이 되고 말았겠지.
내가 낯선 이들을 마주쳤음에도 종종 묘한 동질감을 느꼈던 것은. 어쩌면 그들의 마음 깊은 곳에서 배어나오는 옅은 비린내 때문이 아니었을까. 아무리 덮어두고 숨겨봐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 내 몸에 밴 것과 같은 냄새. 그 죽음의 향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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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들을 다시 살아나게 할 수 있을까.
그것들을 다시 사랑하게 될 수 있을까.
아무런 확신도 들지 않지만, 나는 지저분한 어항 속에 두 손을 밀어넣는다. 불쾌함이 치미는 것을 꾹 참고, 한때 열렬히 사랑했던 것의, 더는 사랑하지 않는 모습을 꼼꼼히 어루만진다. 방치와 무관심의 흔적을 물줄기로 씻어낸다. 이 작업을 마치고 나면, 내 마음속에서 무언가 세차게 튀어올라 어항 속에서 다시 헤엄치리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