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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탄핵, 우리가 정말 지킨 것은 무엇인가

민주주의는 차선책이다

by 평사원철학자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두 번째로,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었습니다.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한 피청구인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국민이 직접 선출한 지도자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절차적 민주주의를 충실히 이행한 대한민국은, 이 사건을 통해 민주주의의 이념을 평화적으로 지켜낸 나라라 자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절차는 지켰을지언정, 과연 그 정신까지도 지켜졌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민주주의 정신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그 뿌리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입법과 행정에 대한 결정을 유권자의 투표로 결정짓는 상식적인 절차 속에서 말입니다. 그러나 그 절차의 목적이 정치적 대립을 격화시키고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데 있다면, 민주주의 정신은 퇴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절차가 지켜졌다고 해서, 그것이 곧 민주주의의 완성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치학에서는 민주주의를 두고 흔히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민주주의는 차선책이다.”


이에 대한 여러 해석이 있겠지만, 저의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인간 사회를 완벽히 운영할 수 있는 정치사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2. 민주주의는 인간 사회에 보다 많은 공공의 선을 제공하기 위한, 임시적이고 합리적인 절차일 뿐이다.

3. 이 임시적인 절차는 공공의 선 그 자체보다 우선될 수 없다.


고대 그리스에서 실현되었던 직접 민주주의의 목적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합리적인 제도에 있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투표를 통해 부패한 정치 지도자를 축출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본래 정신을 엿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소크라테스의 죽음조차도, 당시 그리스인들에게는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판결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겠지만, 이번 대통령 파면과 관련된 절차적 측면에서 판결문은 큰 흠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고민해야 합니다.


•왜 탄핵을 했는가?
•그리고 앞으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위한 최선은 무엇인가?


이러한 고민이 없다면, 두 번의 탄핵을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또다시 깊고 어두운 터널 속으로 들어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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