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식 탐구의 행위

우리 모두 각자의 고유의 길을 걷고 있다

by 평사원철학자

지식의 궁극적 목적은 사물의 본질과 그 작용원리를 알아가는 과정 그 자체이다. 모든 사물의 원인이 되는 '본질'을 알아가고 성찰하는 가운데 발견되는 '현상'을 면밀하게 연구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사물로 이루어진 개인•공동체•사회에서는 자연스럽게 지식의 습득이 이루어진다. 개개인에게는 어떠한 사회적 위치에 있든 간에 '현상'을 관찰하고 점진적으로 알게 된 사물의 '본'의 모습을 인식하고 자신만의 '도'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2021년에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흑백영화 '자산어보'에서는 자신의 '도'를 추구하며 살아간 다섯 명의 지식인이 나온다. 그들은 경험 속에서 깨달은 '본'의 그림자들을 따라 사고(思考)하고 행동하고 인생을 살아간다.

간단하게 각지식인들의 모습 속에서 나타난 '도'를 알아보자. 먼저는 영화 첫 부분에 등장한 정약종이다. 그는 모든 인간사의 '본'이 되는 절대자에 대한 믿음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보여준다. 정약용은 지위와 상관없이 인간으로 해야 될 의무와 원리 그리고 사회의 질서에 대해 고민했다. 주인공 정약전은 성리학의 '본'을 실천하고 모든 분야에 통용되는 '본'의 실천을 보여줬다. 그의 제자창대는 부조리한 사회를 자신의 사고(思考)로 인식하고 행동하는 담대함을 보여주고 마지막으로 유배지에서 연을 맺은 가거댁은 남녀 간의 정확한 입장과 '도'를 깨닫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인식하고 '선'하다고 이해한 '도'를 추구하며 살아갔다. 삶의 끝이 불행하게 끝났을지라도 한껏 지식을 탐구하고 자유를 누렸다. 무릇 지식이란 개개인의 '도'에 따라 다양하게 추구한 결과물이 지나지 않는다.


영화 속에 나온 조선시대의 성리학이 현대인에게 비난을 받는 이유는 그 학문 자체의 '악'함에 있지 않다. 그 원인 중에 하나는 성리학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의 일률적인 교육행태, 기계적인 학습 등 지식의 '본'과 동떨어진 껍데기만 남은 형식으로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인간의 존재적 다양함에 反한 反자유를 강요당한 지식의 습득이었다.

어떠한 '도'가 맞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교육의 목적이 인격수양에 있다는 식의 유교의 재발견을 강조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 목적은 현실과 너무나 다른 허황된 유토피아일 뿐이다.

인간의 제한된 사고(思考)는 사물의 진정한 '도'를 인식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계를 수용해야 되는가. 반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겸허하게 자신들만의 지식을 습득해 자유를 쟁취해야 한다. [자산어보]에서의 주인공들의 모습 속에서 '도'를 대하는 태도를 볼 수 있었다.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자유롭게 자신의 '도'를 선택하고 살아가는 것 그 길의 끝이 어떠하든 간에 그 과정을 즐겁게 가는 인생에서 그 답을 찾았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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