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의자 데뷔
검은 테이블 위에는 하얀 그릇에 담긴 죽과 간이 안 된 반찬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 옆에는 생선구이, 고기반찬, 그리고 막 지은 따뜻한 밥도 있습니다. 조금은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밥상이 차려졌습니다.
우리 아이가 이유식을 먹기 시작한 지도 벌써 두 달이 되어갑니다. 처음에는 한 가지 재료로 만든 죽을 먹였습니다. 알레르기가 거의 없는 쌀부터 시작했죠. 배를 채우기보다는 ‘먹는다’는 감각을 익히고, 동시에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처음엔 아이를 안고 먹였고, 조금 시간이 지나자 낮은 의자에 앉혀서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같이 밥을 먹는다’는 느낌보다는 아이를 먹이느라 어른은 제대로 먹지 못하는 시간이었죠. 자연스럽게 식사 시간을 함께 나눈다는 인식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뜻밖의 제안을 했습니다.
“같은 테이블에서 같이 먹자!”
그 순간, “이제부터 이 테이블은 3명이 기본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묘하게 기쁘고 행복한 감정이 솟아났습니다. 밥상머리에 한 명이 더 늘어난다는 게 이런 기분이겠구나 싶더군요.
아직은 아내와 제가 번갈아 가며 아이를 먹이고 있습니다. 완전히 셋이서 웃으며 식사하는 날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혼자 스스로 밥을 먹는 날은 아마 몇 년 뒤쯤이나 가능하겠죠?
이유식 2번 (오전, 저녁)
분유 평균 800미리 전후
아직까지 변비는 보이지 않음
이유식 만들기가 점점 어려워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