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순간
오늘도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회사 쉬는 시간마다 아이와 아내의 사진을 보며 버텨온 하루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집에 도착하죠. 아이의 볼에 제 볼을 갖다 대며 보고 싶었던 마음을 전합니다. 아이는 당연하다는 듯 웃으며 아빠의 애정을 받아줍니다.
그렇게 저녁 일과가 시작됩니다. 우선 밖에서 돌아왔으니 깨끗이 씻고, 그다음으로 아이에게 이유식을 먹입니다. 이제는 제법 양도 많아지고, 종류도 다양해져서 시간이 꽤 걸리네요. 좋아하는 음식은 더 달라고 책상을 치며 달려들고, 싫어하는 음식은 악을 쓰며 거부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한바탕 전쟁 같은 이유식 시간이 끝나면 드디어 우리 부부의 저녁 시간이 찾아옵니다. 아이는 매트 위에 올려놓으면 장난감을 가지고 혼자 놀거나, 때를 쓸 때는 유튜브 동요를 틀어주면 조용해지곤 하죠.
그러던 어느 날, 분명 배밀이를 하던 아이가 갑자기 혼자 앉아있는 겁니다.
“오, 드디어!”
처음엔 아내가 앉혀놓은 줄 알았는데, 물어보니 자기는 아니라고 하더군요. 아이가 스스로 앉는 순간을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혼자 앉았다는 사실에 너무 기뻤습니다.
다음 날, 근무 중에 아내에게서 한 장의 사진이 도착했습니. 사진 속에는 구석에서 혼자 앉아 있는 아이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찰나의 순간을 놓치긴 했지만, 확실히 스스로 앉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장면이었죠.
그날 이후로 아이는 자연스럽게 혼자 앉기도 하고, 배밀이로 여기저기 이동하기도 합니다. 육아 선배님들이 말했던 “아이는 어느 날 갑자기 앉아 있을 거다”라는 말이 정말 틀리지 않았습니다.
다음엔 일어서려나요?
그날이 무척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