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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응원 인기글

창작자 정산센터

by 보니

깜짝 놀랐다.

누군가가 나의 글에 20만 원의 응원금을 보낸 것이다.

내 글의 '좋아요' 평균은 약 20명 정도다.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먹먹한 마음으로 시도 아니고 산문도 아닌 글을 올렸다. 멀리 있던 선교사가 부의금을 신박하게 글 응원하기로 보내주었다.

낯선 독자들의 '좋아요'를 받으면 평소에는 내가 더 ‘좋아요’를 독자들에게 해 주고 싶을 정도로 신이 났었다. 아버지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는지 평소답지 않게 마음이 크게 기쁨으로 일렁이지는 않았다.


응원금 20만 원은 누가 봐도 부의금이었다. 이 부의금을 어찌 정산해야 하나 싶어 이리저리 리서치를 해보았다.

어떤 작가는 응원하기의 수수료가 너무 혹독하다며 응원하기를 없앴다는 글도 있었다.

나는 그 덕분에 응원하기의 수수료 규정과 정산시스템을 알게 되었다.

글을 쓰는 작가 입장에서는 내 글을 누군가가 읽어 준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이다.

초보작가인 내게 들어오는 작가로서의 수입은 전무했다.


브런치 첫 화면에 주목받는 응원 인기글을 가끔 읽어 보았다. 재미있게 술술 넘어가는 글도 있었고 이 글은 왜 응원을 이리 받았지? 하는 글이 있기도 했다. 그러다가 당사자가 되어 보니 브런치에서 응원하기를 받으면 이런 시스템으로 돌아가는구나 하고 이해가 되었다.

응원하기를 통해 응원금을 받으면 일단 브런치 메인에 나의 글이 뜨게 된다. 노출이 잘 되니 많은 사람들이 클릭하게 되고 또 글을 읽게 되며 좋아요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이점은 응원하기의 장점이 될 수 있다.

이런 장점에 반해, 단점은 수익계산에서 피부로 확 와닿았다. 브런치 어플은 글을 읽고 손쉽게 응원하기를 누를 수 있게 되어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응원하게 되면, 그 금액의 37%를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에서 가져간다.


20만 원에서 74,000원을 앱수수료로 가져갔다. 그리고 남은 금액 126,000원에 원천징수 3.3%를 해서 4,150원을 가져가고 남은 금액 121,850원이 입금되었다. 그것도 한 달이 훌쩍 지나 7월 15일에 입금이 됐다. 이게 무슨 돈이지 하며 한참 생각했다.


응원해 주신 선교사님께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앱스토어에서 수수료를 많이 가져갈 것 같다고 말했다. 정산은 한 달 후에 될 거라고도 알려줬다. 차마 다음 부의금은 이렇게 하지 말라고는 말 못 했다. 덕분에 메인화면에 노출되었습니다. 이 정도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아버지 부의금에 수수료를 가져가 버린 앱스토어의 정책이 야속하다는 생각은 계속 든다. 플랫폼 이용료를 어플을 만든 사람뿐 아니라 사용자에게까지 가져가는 방법인 거 같다. 소위 땅값을 가게주인에게 와 가게 이용하는 손님에게까지 받아가는 방식이다. 이래서 응원하기를 없애버렸다고 하는 거구나, 공감이 갔다.


만일 어떤 분이 총 100만 원의 응원을 받았고, 그 모든 응원금액이 어플에서 바로 결재가 되었다면, 이 작가는 37만 원의 수수료를 구글이나 애플에 내는 셈이 되는 것이다. 기가 막히는 수익구조다. 이래서 다들 구글에 입사하려고 하나 할 정도!


브런치 스토리에서는 열심히 검색하면 이런 문구를 찾을 수 있다. “어플이나 아니라 컴퓨터 홈페이지에서 응원하기를 하면 앱스토어에서 가져가는 수수료는 빠져나가지 않는다”라고 기록해 놓았다. 차라리 앱스토어에서 결재할 때 안내를 한번 더 해 주면 어떨까?

"귀하가 보내는 응원금의 37%가 어플회사의 수수료로 차감됩니다. 그래도 결재하시겠습니까?"

이 정도의 체크박스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수수료 없는 응원을 원하시면 브런치홈페이지에서 결재하라는 안내까지 같이 한다면 금상첨화!! 구글이나 애플에서 못하게 막아 놓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귀하신 독자님들의 피 같은 응원금이 구글과 애플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수수료가 높아도 너무 높습니다. 40%에 육박하는 수수료! 와 이건 진짜!

응원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지만, 슬기로운 응원생활이 절실합니다!! 응원은 꼭 컴퓨터 홈페이지에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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