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위한 조언 - c.s.lewis의 책 읽는 삶에서
자신만의 문체를 개발하려면
1) 본인이 하려는 말을 정확히 알아야 하고,
2) 만전을 기하여 정확히 그것만 말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려는 말을 독자가 처음에는 모른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가끔 저는 글쓰기란 양 떼를 몰고 길을 가는 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왼쪽에든 오른쪽에든 문이 열려 있으면 독자는 당연히 아무 문으로나 들어가지요.
-C.S.Lewis의 책 읽는 삶 p.172
처음에는 글감 받아 글쓰기 시작했다. 내가 쓰는 글씨가 글이 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흥미가 생겼다. 그러다가 글이 산으로 가는 경험을 하기 시작했다. 글과 일기가 다른 점은 메시지가 있고 없고의 차이라고 했다. 손가락이 가는 대로 글을 쓰다가 멈춘다. 내가 뭘 쓰려고 했지? 지금 이런 방향이 아닌데?
간혹 쓰려고 했던 것보다 훨씬 나은 글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게 뭐야?', 나의 감정만 진탕 써내려 가기도 한다.
글 쓰려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확히 있어야 한다. 이것을 주제라고 한다. 글은 쓰고 싶은데 메시지가 없다면, 그것은 일기라고 했다.
무작정 쓰기 시작할 때는 내 글이 최고인 줄 알았다. 나만 아는 이야기를 나만 이해하도록 써도, 혼자 독자가 되고 독자인 내가 작가가 되니 문제가 없었다. 한참 글 쓰는 재미로 이것저것 쓰다가 보니 엉뚱한 방향으로 글이 흘러가고 있었다. 글 쓰기 전에 메모를 하지 않으면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글쓰기 코치가 말했다.
메모도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시간이 흐르니 내가 쓴 메모인데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독자인 나를 고려하지 않고 쓴 메모가 많았다.
나만의 이야기가 없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이런저런 책을 보고 그 책에서 나오는 내용만 요약하듯이 쓴 글을 보면 재미가 없다. 공부하는 느낌이다. 재미와 감동이 없다. 그래서 읽기가 싫어진다.
메모는 글쓰기 전의 초고이자 창작과정이다. 마치 그림 그리기 전에 스케치하듯 쓱쓱!!
그림을 그리려 시도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 '쓱쓱'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스케치할 때 자를 대고 긋고 싶은 충동이 불쑥불쑥 솟아올랐었다.
일상에서 글감을 찾고 메시지를 장착하려면 여러 번 반복하며 연습해야 한다. 생각을 짜내야 한다. 마음에 들 때까지 해야 한다. 수월하게 글을 쓰는 시간은 어쩌다 한 번이다.
수많은 광고문구도 수백 번의 고민 끝에 나타나듯이, 메시지도 고민과 고민을 거듭해야 그나마 하나 건질 수 있다.
C.S. 루이스의 글에서 자신만의 문체 대신 메시지를 넣어본다.
메시지를 장착하려면,
1)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하고
2) 만전을 기하여 그것만 정확히 말해야 한다.
바꾸어도 말이 되는 걸 보면, 메시지는 찐빵의 앙꼬 같은 것이며, 이 앙꼬를 만들기 위해 작가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메모는 필수이다.
메모를 통해 떠오른 아이디어에서 메시지를 뽑고, 어떻게 글을 풀어 갈 것인지에 대한 구성을 잡을 수 있다. 글 쓰기 전에 이 일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실 나야말로 메모가 아직 손에 잡히지 않은 초보작가이다. 여전히 메모하기보다는 급하게 글쓰기로 바로 들어가려 한다.
운전도 습관이 중요하듯이, 글쓰기도 습관이 중요하다. 쓰기 전에 반드시 메모! 이 메모가 주제를 잡아 줄 것이다.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 하니, 부지런히 메모하는 일만 남았다.
‘닥치고 쓰라’의 상위 버전은 ‘닥치고 메모하라(keep calm and do memo)’가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