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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글쓰기

글쓰기의 핵심

생각 정리

by 보니
글은 정말 신비한 힘이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계속 기록하세요

글은 쓰려고 하기보다..
생각을 정리한다고 생각하시면
좀 더 쉬울 거예요

시간을 충분히 두고
늘 메모를 가지고 다니면서
순간 생각나는 것을 정리하는 겁니다.

책상 앞에서는 그 정리된 것을
검열하며 나열하시면 돼요.


천 개의 심장 저자인 이시온 작가에게 글쓰기 조언을 카톡으로 받았다.

아침부터 기분이 째지게 좋다.

한마디 한마디가 어찌 이리 허튼 것이 없을까?

다시 한번 메모의 중요성을 떠올리게 한다.

시간을 충분히 두고 메모한 것을 정리하라.

정리는 내가 잘하는 것인데... 생각은 어찌 이리 정리가 안되고 널브러져 있을까?


이쯤에서 생각정리에 대해 톺아보고 싶다.

내게 있어 생각이 머릿속에서 돌아가는 경우는 이렇다.

먼저, 문제를 해결하려고 생각할 때가 많다.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이걸 해결하려고 생각하고 그 생각한 것을 하나씩 실행하는 것이 나의 패턴이다.


두 번째, 갈등이 일어날 때이다.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들었을 때, 이것도 내 머릿속에 자리 잡는다. 변명과 해명, 그리고 섭섭함과 추측,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둥지를 틀려고 한다. (내 생각에서 이미 나는 미스터리 서스펜스계의 배테랑 시나리오작가다.) 생각을 삑! 하고 멈추어 버린다.

이럴 때는 낱낱이 기록해 보고, 빨간색으로 그 잘못된 생각을 죽죽 그어버리고 싶다.


세 번째, ‘오늘 뭐 쓰지?’ 이걸로 써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모두 공중으로 날아가 버리는 경우이다.

왜 참신한 생각은 꼭 머리 감을 때나 샤워할 때 나는 걸까?

아티스트 웨이에서는 샤워, 수영, 면도, 설거지, 운전과 같이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활동이 논리적 뇌를 좀 더 창조적 뇌로 넘어가게 해 준다고 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고속도로에서 운전할 때 최고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했다. 이런 맥락이라면 고속도로 버스 운전기사가 제일 창조적이어야 하는데 말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신비한 힘을 가진 글쓰기의 매력에 빠지려면 소소하게 기록하기를 먼저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거창하게 뭔가 써봐야지 하면 어느새 흰 종이가 너무 광대하게 다가온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가볍게 한 발 띄는 것부터 시작해서 나도 브런치 작가가 되긴 했는데, 여전히 그 한걸음 떼는 것이 힘들다.

성취하기 위해 매진해야 할 때가 있고, 가만히 삶의 파도를 타며 흘러갈 때가 있다. 글쓰기는 아마도 이 둘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매력적인 활동이 아닐까 싶다. 나는 조금 더 후자를 선호한다. 게을러서 그렇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긴 하다.

생각은 억지로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나오는 대로 써 보는 것이다. 글은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다. 오늘 밤에도 나는 내 생각을 종이에 꺼내어 본다.

시간을 충분히 두고 그 생각들을 정리하면 글이 되고, 책이 된다고 하니 오늘도 일단 메모부터 해야겠다.


p.s: 나는 메모를 문장으로 할 생각을 못했다. 그래서, 단어만 몇 개 끄적이다 보니, 나중에는 이 단어를 내가 왜 적었는지도 기억이 안 났다. 결국 메모는 문장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초보작가인 내가 넘어야 할 산은 참 많다. 쓰면 쓸수록 독서도 더 많이 해야겠고, 쓰다 보니 어휘력도 늘려야겠고. 할 일이 참 많은 세계가 글쓰기의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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