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d Book_더 나은 어휘를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
여자는 서른 살에 민감한 것 같다.
이른바 '결혼적령기'로 꼽히는 나이라고 여긴 탓이다.
하지만 대학까지 졸업하면 24살은 넘어야 하고
국외유학까지 가고, 석사, 박사 학위까지 따서
자기가 꿈꾸던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나이인데,
왜 잔치가 끝났다고 하는 걸까?
아무래도 결혼은 별개이더라도 '임신, 출산, 육아'와 병행할 수 없는 '무엇'에 대한 목소리일 것이다.
여성의 임신은 10대 중반부터 가능하지만
현대사회에서 결혼은 '성인'으로 인정받는 20대 이후에나 가능하다.
허나 여성도 대학졸업이 일상이 되었으니 결혼도 20대 중반을 넘기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요즘엔 30대를 넘기는 것이 보통이고, 결혼을 하지 않는 여성도 많다.
결혼제도가 여성에겐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제도인 탓이 크다.
먼 옛날에는 여성의 생산성은 오직 '자녀출산'으로만 인정받았다.
신석기 농업혁명 이후 '노동력 증대'는 종족과 민족의 번영을 이루는 바로미터였고,
의학기술이 발달한 현재까지도 '여성의 임신'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새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렇기에 여성의 수고로움으로 인해 '70억 인류의 번영'은 이루어진 쾌거다.
그런데도 여성의 위대함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가사노동'에 대한 인정을 아주 조금 받은 것이 고작이다.
가장 중요한 '인류의 번영'에 대한 빛나는 업적은 그 어느 누구도 위대하다 평가하지 않는다.
이는 전적으로 여성들이 겸손한 탓이다.
오로지 자신들의 공로인데도 그리 내색을 하지 않으며
그저 '내 자식이다'으로 생각하여
따스함 품을 내어주고도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 인자한 어머니의 표정을 지을 뿐이다.
그렇게 일평생을 '임신, 출산, 육아'를 도맡아 하며 1만여 년을 보낸 결과,
'남성중심사회'가 굳어지게 되었다.
그건 그렇다치고,
현대사회가 되어 '여권신장'을 이룩하였으니 여성도 날개를 펴고 훨훨 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여전히 '임신, 출산, 육아'가 발목을 붙잡는다.
여자 나이, 서른이 되면
남자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화려한 비상을 할 '한창 나이'인데,
그 나이의 남자들은 결혼을 하고, 애아빠가 되면, 더욱더 열심히 비상을 하라고 주위에서 응원을 하는데..
여자들은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다보면, 그냥 집구석에 눌러 앉게 된다.
애들 유치원 보내고, 학교 보낸 짬을 내서 동네 엄마들하고 카페에서 차 한 잔 시켜놓고 수다라도 떨면
'맘충'이라고 손가락질을 한다.
그렇다고 애들 '학원 뺑뺑이' 시키고 [커리어우먼]으로 화려한 비상이라도 할라치면
'독한년'이라고 쌍욕을 한다.
그렇게 40대 여성이 승승장구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면 존경하는 한편,
그들의 사생활을 두고서 오지랖들을 떠들고 난리다.
잘해야 '본전', 못하면 '지랄'...어쩌라고?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싯구가
잔잔한 물 위에 파문을 일으키듯 생각이 일파만파 번져나간다.
근데 왜 긍정적인 생각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 걸까?
그렇다고 여자의 서른 살 이전의 삶이 '찬란한 잔칫상'도 아닌데 말이다.
도대체 누가 여자들의 삶을 아름답지 않게 만드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