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시나요?
당신이 있던 자리
설익은 새벽
새벽이슬을 배웅하며
내 집, 옆집, 앞마당까지 오가던 빗자루 길
기억하고 계신가요~?
당신이 머물던 자리
무르익은 들판
해님 손 마주 잡고
불편한 몸 모자랄까 분주하던 고랑 길
보이시나요?
당신이 놓고 간 자리
못다 핀 들꽃의 미안함이 흔들리듯
돌려드릴 아빠를 잃어버린 두 아이
사랑이 목마른 성장 길
보고 계신가요?
당신이 남기고 간 자리
맺힌 사랑만 빈 메아리로 울릴 뿐
의지할 것 없는 젊은 미망인
웃음이 배고픈 인생길
당신이 머물렀던 자리마다
고된 하루살이 가지가 무성합니다.
당신이 남기고 간 자리에
살지 못한 설움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미안함 하나
보고픔 두울
그리움 세엣
고단함 네엣
쓸쓸함 다섯
상실의 빈 마당 위에
엄마의 가을이 익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