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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의 빛 Oct 09. 2023

스무살 내가 소년원에 간 이유

2. 4일짜리 선생님




스무 해 인생.

뜨거웠던 청춘의 겁 없는 걸음으로 들어간 소년원.


20년도 더 지난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정확하지 않지만

하루 전날 새벽에 맞닿을 때까지 분주하게 준비했다.


입소자들 위한 간식 준비는 시작에 불과했는데

미리미리 준비해야 하는 게 없나?

그냥 예배만 드리면 되는 건가?

하는 혼자만의 걱정은 아주 쓸데없었다.


사전 모임이 없었던 만큼

담임선생님, 보조선생님, 간식선생님 등등

3~40명의 선생님들이 맡겨진 역할에 필요한 사항들을 일사불란 하게 준비했다.




새벽 6시즘? 그전ㆍ후로 기억된다.

어둠이 아직 다 도망가지 못한 이른 새벽,

소년원의 무거운 철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주의 사항을 들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한 가지!!


"정신 똑바로 차리세요"

"얘들이 전부 머리 밀고 똑같이 옷 입고 있으니까 모르겠지만'

"이 아이들 문 밖에 나가면, 형님! 하고 인사하는 놈, 인사받는 놈, 별별 놈들이에요"


소년원 안에서 강제로 갇혀 있어서 드러나지 않는 것이지,

착하고 착해 보여도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거....


그때도

지금도


그 당부가

나는 변함없이

씁쓸하고 아프다.




턱밑까지 급히 차오른 긴장감 속

서툰 걸음으로 차가운 복도를 지나

입소자들과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대기했다.


잠시 뒤,

식사를 위해 밀고 들어오는 군인 머리 입소자들이 보이기 시작했고(모두 남자 청소년들)

바짝바짝 타는 이유 모를 긴장감은 플러스알파!!


ㅡㅡ

..

.


나만 그런 거니...

눈빛이 다르게 보이는 건....?


사람이

사람 눈을 마주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나.....???


나는 그날부터

소년원을 출입하는 4일짜리 선생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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