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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의 빛 Oct 19. 2023

스무 살 내가 소년원에 간 이유

5. 들어는 봤나? 널 만드심이라


소년원 입소생들과의 둘째 날

내게 특별한 임무(?)가 주어졌다.


이름하여

신입생(?) 여름성경학교 찬양 인도!!

하.. 하.. 하아............

나도 신입생인데..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너 같으면 즐길 수 있겠냐.........?)




첫째 날 늦은 귀가 후 공동 준비 작업을 모두 마친 뒤

선배님들께 조언을 구하고

조용히 들어간 골방의 기도..


소년원에 들어오는 신입생.. 없었으면 좋겠다..

무슨 까닭으로 인생 빨간 줄 못 피하고

소년원까지 들어오게 되었을까..


인생의 목적을 모르기 때문에..

존재 자체로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해서..

기준을 잃어버린 채 세상 유혹 밀물에 떠밀려간..

입소생들 생각하니...

가슴 끝이 저려왔다.


내가 그 입소생들과 다를 게 무언가..

그저 나는 법적인 테두리를 지켜 밖에 있고

입소생들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서 들어간 것일 뿐...



지나온 나의 10대~

결코 즐겁고 신나고 반듯하지만은 않았다.

우리 부모님만 모르는(?) 나의 10대 일탈기... 가 있다.


왜소한 외모

소심한 성격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또래 반친구에게 심한 왕따를 당했다.


꼬집히고

책에 낙서되고

신발 잃어버리는 일은

허다한 일이었다.


옷 뜯기고

삥 뜯기고

머리 끄덩이 잡히고

하루도 멀쩡한 날이 없었다.


8~9세 어린 나이였음에도

부모님께 맞았다 힘들다 한 마디 전한 적이 없다.


덕분에(?)

작은 고추가 맵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며 살았다.




초등ㆍ중등~

존재로서의 내가 정처 없이 흔들릴 때

세상 별 볼일 없는 나란 인간이

창조주의 가장 큰 기쁨이란 걸 성경학교에서 들었다.


그날의 그 감격이 되살아났다.


잘못된 순간의 선택..으로

비록 오늘 소년원에 들어왔지만

너를 세상에 심으신 창조주는 결코 실수하지 않으신다.




'같은 신입생끼리(?) 잘해보자 친구야'

마음을 당차게 바꾸고!!

둘째 날 오후 약속된 시간 신입생들을 만났다.


흡사 난

어느 공연 무대의 피에로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분위기 그대로 있을 수는 없지.


소년원ㆍ범법자ᆢ딱지 떼고,

인간 대 인간으로!!


소년원 밖 성경학교와 똑같이 찬양을 인도했다.

그날 가슴 벽에 흘러내린 눈물은

여름 불볕더위보다 날 더 뜨겁게 만들었다.



세상을 창조하시고 사람을 만드시고

보기에 심히 좋았더라 말씀하셨네

하지만

그 어떤 세상보다 그 어떤 만물보다

하나님 가장 기쁨은 널 만드심이라

하나님 가장 기쁨은  만드심이라




그날 그 소년원 신입생 방에서 만났던

혀진 이름들을 위해


또 다른 스무 해가 지나는 오늘

기도의 골방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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