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칭찬~? 내게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세팅해 놓은 듯한 이 불편한 무게감.. 몹시 어색하다. 그럼에도 과제를 핑계 삼아 용기를 낸다. 내게는 유난히 차가운 내가 나에게 전하는 칭찬 편지다.
그래, 올 한 해 나는, 나에게 참 수고했다.
이제 이틀 남았다. 새로운 365일은 또 어떻게 살아가나? 싶었던 새해 첫날의 설렘은 이미 묻힌 지 오래다.
연말을 코앞에 두고 '특별히 수고한 나에게 쓰는 칭찬편지'를 작성한다. 프로젝트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 짐작하건대 이번 글쓰기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마이너스다. 올 한 해, 어느 한순간도 칭찬할만한(?) 나를 찾지 못했다. 어쩌면 한심한 나를 돌아보고 싶지 않아서 안 찾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성공? 실패? 가 필요할까? 아니, 그런 게 있는 걸까? 물음표를 던진다. 그럼에도 굳이 생각해 본다면, 도전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성과에는 실패했다. 칭찬은 성공에게만 건네야 할까.. 나는 성공과 실패를 지운다. 그리고 주어진 일상을 평범하게 살아온 그저 그런 나를 칭찬해 주련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다. 나는 무식했다. 그래서 용감했다. 별그램에 무식했던 나는 무작정 공동작가 모집에 글을 보냈다. 그래봐야 고작 몇 페이지 글을 썼을 뿐이다. 가족에 대한 주제로 지난 6월 첫 번째 공동출판 종이책을 받았다. 그렇게 겁 없이 네이버 인물 등록까지 마쳤다.
온작가님의 맘맘쓰담 일기 쓰기 모임에도 노크했다. 출판사 월간지를 통해 일곱 번 공동출판 문턱을 넘었다. 브런치 작가 도전 덕분에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오픈 하우스도 만들어졌다.무식한 내가 도전한 다양한 일상이다.
두려움의 휘장 속에서 빼꼼~하고 얼굴을 내밀었던 한 해, 덕분에 나는 인연을 선물 받았다. 평범한 일상의 도전에서 천금 같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실행의 끝판왕 우리 온작가 언니, 어느 글에든 가장 먼저 달려와 안아주는 글빛 작가님, 온 마음으로 모든 일에 아낌없이 격려해 주셨던 왓쌤. 일기의 소통 속에 함께 울고 함께 웃어주는 맘맘쓰담 식구들, 오롯이 글 속의 너와 나로 소통하며 힘껏 안아주는 성장하는 글쓰기 멤버들.
올 한 해 나는 최고조 불안과 긴장 줄타기에 우울의 늪을 허우적거렸다. 그런 나의 널뛰기 대회 같은 2023. 쉴 틈 없는 일상을 동굴 속에 들어가지 않게 해 준 인연이다.
나는 본래 확신 없는 도전은 시작도 하지 않는다. 자신 없으면 그냥 시작을 안 한다. 그만큼 겁이 많다. 그래서 생각도 많고 복잡하다. 그런 내가 무식한 용기를 무기처럼 사용했던 2023. 그 무기가 뜻밖에 선물을 주었다. "인연"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최고의 선물이다.
그래서 칭찬해주고 싶다.
생각 많은 나의 본성.
상처로 얼룩진 두려움.
꿈을 놓친 미완성의 불완전함.
길을 잃은 미로에서 정신 없었다. 그래도 스스로 포기하지 않았다. 하염없이 주저앉아 있지 않았다. 내민 손을 잡고 일어섰다. 때로는 먼저 용기를 냈다.
그렇게 선물 받은 인연을 붙잡고 오늘의 나를 지켜냈다. 나의 오늘을 살아냈다.
이만하면, 칭찬해 줘도 되겠지?
2023의 수많은 언덕을 잘 통과해 준 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꼭 해주고 싶었어.
누군가의 위로와 격려가 누구보다 필요했던 너..
따듯한 응원을 기다렸던 너.....
그럼에도
일어설 힘 전혀 없는 연약한 너의 오늘에서.
너보다 더 힘들고 아픈 친구를 위해 귀를 기울여줬지. 함께 울어주고, 눈물을 기다려줬지. 기꺼이 내어준 너의 마음~ 참 따듯했어.
너처럼 아파도 아프다 말할 곳 없는 친구를 위해 즐겁게 차려준 너의 식탁~ 진짜 맛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