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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의 빛 Sep 04. 2023

비에 대한 기억

2. 소나기의 노래


소나기의 노래

땅을 사는 동안 다시 들을 수 있을까요
소나기의 노래를

시간이 멈추는 그때는 알 수도 있을까요
오늘을 사는 이유를

하늘 집으로 일찍 떠난 보고픈 이름들
새롭게 스쳐 지나가는 낯선 얼굴들
나의 작은 인생 안에 담을 수가 없어요

짧은 만남에 움푹 패어버린 그리운 발자국
지나는 세월에 퉁퉁 불어 거칠어진 손바닥
잠시 쉬어가는 그때도 쉽게 놓을 수가 없어요

손바닥만 한 작은 구름을 보고
두근거리는 기다림으로
넘실거리는 그리움으로

주어진 오늘을 사랑하기로 했어요
오늘의 나를 사랑하기로 했어요

텅 빈 빗방울 하나에 추억의 느낌표를 그리고
텅 빈 빗줄기 하나로 마음의 쉼표를 그리고
텅 빈 빗소리 하나에 인생의 물음표를 그리고

손바닥만 한 작은 구름 위를
두근거리는 기다림으로
넘실거리는 그리움으로

주어진 오늘을 사랑하며 약한 나로 강하게
오늘의 나를 사랑하며 낮은 나로 겸손하게

땅을 사는 동안 다시 들을 수 있을 거예요
소나기의 노래를

시간이 멈추는 그때는 알 수 있을 거예요
오늘을 사는 이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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