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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의 빛 Sep 04. 2023

비에 대한 기억

3. 비에 젖은 한마디


사랑해

울리는 한마디가

그토록 깊이 묻힐 줄 알았더라면

비비는 살이 맞닿을 때 아낌없이 할 걸 그랬다.


사랑했소

사랑하오

내리는 빗줄기에 한 움큼 소리를 실어본다.


고마워

건네는 한마디가

이토록 길어질 줄 알았더라면

마주치는 눈동자 반짝일 때 마음 다해할 걸 그랬다.


고마웠소

고마워요

흐르는 빗소리에 한 스푼 살며시 올려본다.


미안해

전하는 한마디가

이만큼 꼭꼭 잠길 줄 알았더라면

쿵쾅거리는 가슴 온기 따듯할 때 후회 없이 할 걸 그랬다.


미안했소

미안하오

고인 빗물에 한 국자 무겁게 넣어본다.


받는 이 없어

도착지를 잃은

못 전한 아쉬운 한마디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오늘도 내리는 장대비에 젖어 떠내려간다.


p.s

아빠...

내 아빠...

아빠를 참 많이 사랑했고 사랑해요..

아빠에게 참 많이 고마웠고 고마워요..

아빠에게는 늘 미안했고 미안해요.......

다음 생애도 나의 아빠가 되어 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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