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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r Honey Oct 14. 2021

The Young Victoria

Ep.11 Windsor


나는 연말을 영국에서 보내는 것이 좋아요 .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명절인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것도 그렇지만, 

유럽 특유의 고귀한 분위기가

프랑스만큼 풍기는 곳이거든요. 


어느 날. 

3년 만에 런던을 찾았더니, 

윈저 성 근처에 사는 친구가 날 굳이 

윈저로 부르는 거에요. 

한 번도 가보고 싶지 않았던 곳이고, 

긴 줄을 뚫고 잘난 영국 왕실의 

이름 높은 성 안을 구경할 마음은 

조금도 없었어요. 

Brexit 결과 때문에 

영국에 좀 토라진 상태이기도 했으나, 

디즈니랜드 성이 훨씬 예쁘달까요? 


새로운 곳을 드라이브하지 않겠냐는 

친절한 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

런던에서 윈저를 향하는 기차를 탔었어요. 

그런데 또 이 친구는 내 취향을

너무 잘 아는 친구라는 거죠? 

미니 쿠페 클래식을 끌고 나온거예요.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날 영화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 

빨간 빈티지 차 한 대가 역 앞에 서 있었어요. 



예쁜 차를 타고 윈저 성을 한 바퀴 돌아보니 

썩 나쁘지 않더군요. 

그 길로 아주 축축하고 어두운 

템스 강 연변을 드라이브했었네요. 

차 수집가이기도 한 친구 덕에 

영국에서 비싸다는 차는 다 구경하고

눈만 높아져왔지만. 

이 친구는 차를 이렇게 좋아하면서 

아직도 면허가 없는 날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신나게 달린 후, 

골드빛 샴페인을 마시자는 친구를 말리고 

윈저 마켓에서 유명한 

시나몬 롤을 파는 곳에 가서 

홍차를 마셨어요. 

운전하는 녀석이, 넉살도 좋게 

예쁜 샴페인을 권하더라니까요? 

내 친구들이 좀 그래요. 

좀 예술가 기질들이 다분하여 

서로 좀 챙겨줘야 해요.



늘 여행 중인 것처럼 사는 날, 

당신이 잠깐 현실로 돌려놔 주는 것처럼요.


당신 없이 너무 즐겁게 사는 것 같죠? 

그래도 같이 다닐 때가 더 즐거운 거 같긴 해요. 


그럼, 또 편지할게요. 

당신의 하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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