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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r Honey Nov 10. 2021

첫눈

눈만 오면 내게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어요.

추운 겨울, 당연히 내리는 눈이 뭐 그리 좋다고.

새벽부터 울리는 메시지 알람에 눈을 뜨면

잘 보이지도 않는 첫눈의 결정을 배경으로 한

어린아이 같은 당신의 사진이 도착하곤 했었지요.


눈이 뭐 그리 좋은가요.

추운 겨울, 녹으면 없어질 거 뭐 그리 좋다고.

새벽이던 늦은 밤이던 눈이 왔다 하면 신이 나서는

정신도 못 차린 나를 붙잡고 그렇게,

꼭 나에게 제일 먼저 알려주곤 했었지요.


눈을 좋아하는 사람은 따뜻한 사람이라 해요.

그래서 첫눈 오는  만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던데.  

이날 만나는 사람은 그래서,

아주 특별한 확률을 뚫고 만나는 사람이라나요.


올해 첫눈이 지금 내리네요.

내게 좋은 사람인 당신의 연락을 기다리며

눈이 오는 것도 모른 척하고 있답니다.

빨리 내게 첫눈이 왔다고 알려 주세요.

당신을 만나러 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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