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Brighton
내게 영국에서 런던 다음으로
애정 하는 도시를 고르라 하면 난 반드시
브라이튼이라고 이야기할 거예요.
내 필름 사진 잘 받아보았죠?
당신의 로망이 매우 큰 가 본 데,
브라이튼은 사실 못난이 도시예요.
안 그래도 축축하고
늘 비가 올 것 같은 날씨를 자랑하는 나라인데
해변 행락 도시인지라
4계절 내내 습하지요.
바다를 끼고 있긴 하지만,
부드러운 모래 바다도 아니고.
울퉁불퉁, 시커먼 돌들을 밟고 지나가야지만
좀 바다 다운 풍경을 볼수가 있습니다.
그래도, 브라이튼은 그 도시만의 색깔이 분명히 있어요.
사진을 찍어도 포착되는 건
흐린 날씨뿐이지만,
그 어두움이 꼭 나쁘게 느껴지지 않아요.
런던의 어두움이 좀 고독한 예술가의 느낌이라면,
브라이튼의 그림자는 혼자이길 선택한
자유로운 나그네의 느낌이랄까요?
잘 찾아보면, 런던은 명함도 못 내밀
멋스럽고 젊음이 느껴지는 상점도 많아요.
내 60년대 레이디 서류 가방을
어디서 샀는지 궁금했었죠?
내가 브라이튼을 가면 꼭 들리는
3층짜리 빈티지 가게에도
데려가기로 약속할게요.
근데 내가 말해준 거 기억나요?
내가 짧게나마 영국을 찾을 때면,
꼭 나를 태우고 브라이튼을 함께 찾아주는
고마운 친구가 있어요.
만날 때마다 머리색이 바뀌어 있어서,
당신은 늘 다른 친구로 기억하고 있더군요.
그 친구와 친해져야 할 거예요.
나와 브라이튼에 같이 가고 싶다면 말이에요.
나도, 보고싶어요.
당신의 하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