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1월이 지나 12월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2주를 굉장히 바쁘게 보냈는데 국제사회도 빠르게 흘러갔네요. 오늘은 세가지 이벤트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1. COP28
11월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두바이에서 UNFCCC 당사국회의 (Conference of the Parties/ COP 28) 또는 2023년 유엔 기후 변화 회의가 개최됩니다. 작년 이집트에 이어서 또 다른 MENA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지역에 개최가 되었군요.
COP28의 국가 지도자들은 COP27 중에 처음 발표되었던 부유한 나라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후와 관련된 재난으로 야기된 피해를 보상하도록 하는 "손실과 피해" 기금을 마련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아랍 에미리트 연합 (UAE)와 독일은 각각 1억 달러를 약속했고 영국은 약 7천6백만 달러를 약속했고 일본은 1천만 달러를 지구온난화를 위해 기여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유럽 연합 기후 위원회 위원은 유럽 연합이 최소한 약 2억 4천5백만 달러를 약속하였습니다 미국은 1천750만 달러를 기후변화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2021년 기준 두 번째, 다섯 번째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기에 그 책임감에 비해 기금에 전달하는 금액이 적다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듯이 국제적으로 지구 온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들이 지속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전망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Net zero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매년 약 2조 달러가 필요할 것이며, 이는 향후 7년간 계획된 2023년 10월 기준 4,000억 달러보다 5배나 많습니다 (IMF).
중국과 인도가 참여하지 않은 것도 이에 한몫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생산하기로는 1등, 3등인 이 두 나라는 Cop26 (영국),27(이집트), 28에서 논의된 협약 혹은 에너지 개발에 관한 공약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 역시 COP에 참석하지 않았죠. 일각에서는 서방국들의 모임에 반감을 품고 있다고는 하지만, 100개가 넘는 국가들이 참석하였으며 국가의 정상으로서 해당 국가의 기후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국제사회에 상당한 책임을 부여합니다.
또 다른 비판으로는, UAE가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개최국으로서의 지위를 남용하였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기후 보고 센터(Center for Climate Reporting)는 주최자 역할을 하는 간부들이 그들의 위치를 활용하여 글로벌 석유 및 가스 거래를 위한 로비를 시도했다는 문서를 입수했습니다 (NYT). 이 문서는 브라질의 환경부 장관을 석유 화학 거래에 참여시키려 하였던 것은 물론, UAE 관리들이 중국에게 모잠비크, 캐나다 및 호주의 LNG 기회에 대한 잠재적인 공동 평가에 대한 사항을 알려주려 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2. 아르헨티나의 새 대통령
11월 19일 아르헨티나가 극우 자유주의 경제학자인 하비에르 밀레이 (javier milei) 선출하였습니다. 이는 현 경제상황에서 벗어나려는 국민들의 열망을 반영했지만 초인플레이션, 채무불이행, 경기침체, 실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개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주류 의견입니다. 이에 대응해 밀레이는 달러화를 주 통화로 만들고 중앙은행을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달러화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들여오는 돈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듯 아르헨티나의 10월 연간 물가 상승률은 142.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으며, 통화 통제, 가격 동결, 수입 제한 등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평가절하를 제한하는 정책들이 국제 통화 보유고 감소를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 경제상황에 맞물려 투자자들의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아르헨티나가 외국 투자를 유치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아르헨티나는 참 안타까운 나라입니다. 땅이 넓고 자원이 풍부한 나라이며 남미의 경제대국이라 불리는 국가였는데.. 정책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르헨티나에 기회는 열려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셰일가스는 이미 막대한 외국인 자본을 끌어들였으며 아르헨티나에 매장된 리튬은 어쩌면 기회의 사다리일지도 모릅니다. '흰색 금'이라고 불리는 리튬은 2차전지, 전기차, 제트기 등 여러 소비재의 핵심물질이며, 아르헨티나는 세계에서 4번째의 많은 리튬을 생산, 수출하고 있습니다. 2022년 미국 리벤트사의 리튬 사업 확대 5억 1000만 달러 공약과 중국의 쯔진광업그룹이 3억 8000만 달러 투자를 발표를 선두로 2023년에는 45억 달러에 달하는 리튬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관련 투자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여러 국가에서 눈독 들이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3. 헨리키신저의 사망
11월 29일 미국의 전 국무장관인 헨리 키신저가 100세의 나이로 별세하였습니다. 이 뉴스를 들어본 적이 없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헨리 키신저는 미국의 전 국무부 장관으로서 미국과 소련의 냉전에 종점을 찍은 중대한 인물이었으며 이를 위한 전략으로 중국의 개방과 양국 간의 외교 정상화를 일궈냈던 인물입니다. 베트남 전쟁 종전 협상을 계기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으며 그의 저서들은 국제관계학 학생들의 지침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책은 아마도 헨리 키신저의 "외교"가 아닐까 하네요.
그러나 캄보디아 폭격사건은 그의 "평화" 업적에 오점을 남기게 됩니다. 베트남 전쟁 중 키신저와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은 중립국 캄보디아에 대한 비밀 폭격을 명령했고, 이는 베트남 동부의 베트콩 군대를 소탕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지만 그로 인해 많은 캄보디아 사람들은 온 가족들을 잃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가슴에 품은 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각론 하고, 그의 견해와 경력은 그야말로 국제사회 (특히 미국)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후로는 각종 매체에서 그의 의견을 다루기 시작합니다. 최근은 아니지만 올해 5월 이코노미스트에서 인류의 미래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 달려있을 것이라고 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https://www.economist.com/briefing/2023/05/17/henry-kissinger-explains-how-to-avoid-world-war-three
https://www.economist.com/kissinger-transcript
헨리 키신저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미-중 관계와 관련하여 흥미롭게 읽은 기사를 하나 붙입니다. 작가는 미국의 목적은 베이징과의 관계단절이 아니라, 중국을 오늘날의 국제 체제에 " 얽히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미국이 중국에게 주는 선택권을 좁히면서, 중국은 경제성장을 받아들이면서 현 체제에 적응하거나, 아니면 질서를 벗어나 파편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