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게 앉아서 보아야 잘 보이는 것들이 있다.
고사리가 그렇다.
고사리는 쭈그려 앉아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잘 보인다.
땅 속에서 조용히 올라와 땅 가까이 있고,
땅과 비슷한 색깔인 데다
무더기로 있기보다 한 줄기로 올라 있기 때문이리라.
고사리 한 개를 발견하고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면 두세 개를 더 발견할 수 있다.
하나, 둘 숨바꼭질 하듯 찾아내는 즐거움,
똑! 똑! 똑! 줄기를 끊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사리는 하루가 다르게 커서 며칠 만에 꽃을 피우기도 하는데
그게 아까워 끊어내면
줄기가 질겨서 먹지 못하게 된다.
그럴 땐 차라리 씨를 내도록 놔두는 게 다음 해를 위해 더 좋다.
고사리를 찾을 때는 주위에 고사리밥(고사리가 꽃을 피워 마른 상태)이 있는 주변을 살펴보는 게 좋다.
고사리밥이 있는 주변에는 고사리가 나기 마련이다.
낮게 앉아서 보아야 잘 보이는 고사리,
익을수록 겸손하고픈 듯,
고개를 숙이는 고사리를 만날 봄이
성큼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