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마라톤 생중계
친구 모임에 갔다 젊었을 때 인물로서 서로 삐까삐까 한 친구가 있는데 자기의 젊음은 마라톤이라며 42.195km는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니 활력과 에너지를 증가시키고 다리 근육과 코어 근육이 강화되어 신체 균형과 안정성을 높여 준다느니 일장 연설을 하였다 거기다 10살 어린 와이프를 새로 맞았다네(복 받은 넘 세상은 참 불공평....- -;;;;;) 나 또한 못 할게 뭐가 있나 하고 마라톤을 결심했다 물론 새 장가를 가고 싶다는 게 아니라 순전히 나의 건강이 와이프의 건강이고 서로 오래도록 사랑하고 아끼며 또... 또 암튼 마라톤이다 일단 목표를 정하고 근처 강변 산책로로 나갔다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처음이니까 42.195km에서 40km을 뺀 2.195km를 뛰기로 했다 출발!!!...... 확실친 않지만 10분 정도 뛴 거 같다 1km는 넘은 거 같다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하체가 후덜 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뛰는 건지 스치는 사람들이 뛰는 건지도 모르겠고 자꾸만 빈 벤치 쪽으로 눈길이 간다 머리에 온통 잡생각이 가득하다 42.195km를 뛰는 인간들은 한 편의 대하소설을 쓰나 보다 하여튼 그 이후로 죽을힘을 다해 3분 정도 더 뛴 거 같다 혹시나 무리한 운동으로 쓰러지는 응급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괜한 걱정으로 사람들 있는 쪽만 찾아다녔다 등짝과 가슴에서 송골송골 땀이 맺히는 걸 느꼈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희열인가 스스로 목표를 달성했다고 확신했다 머릿속을 스친다 돌아갈 길이 너무 멀진 않을까, 무리한 운동은 급성 신장 손상 등 오히려 독이라고, 빈 벤치에 몸을 앉혔다 왠지 모를 뿌듯함.... 다리 근육이 빳빳하게 올라오는 것 같다 오늘은 이것으로 충분한 운동이 되었다 정말 마라톤이 좋은 것 같다 비록 정상 마라톤처럼 드론과 선도 차량이 없긴 하지만 3일에 한 번은 꼭 해야겠다는 굳은 의지를 다졌다 다음엔 굳이 시간이나 km를 따지지 않기로 했다 2.195km가 아주 적당한 마라톤 거리라 생각하며... 여러분도 한번 도전해 보시기 바람 다소 힘들게 느낄지는 모르지만 마음먹기 나름 의지의 문제니까 단, 부작용은 감수하시길 2~3일에 한번 하니까 처음보다 더 힘듦 따라서 매일 뛰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압박감이 있다 또 궁금한 게 있는데 밥을 먹지 않고 뛰면 앞이 노랗고 밥을 먹고 뛰면 자꾸 올라와서 멈추게 됨, 어떤 게 맞는지 꼭 알아보고 실행하기 바람... 암튼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