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시절인연
소녀는 정확한 시간에 맞춰 버스에 올랐다 나도 그날부터 이 시간을 지키기 위해 무지 애쓴 거 같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그녀도 나를 알아보는 듯했고 그녀도 내가 자기를 본다는 걸 의식하기 시작했다 아니 며칠 후부터는 서로 눈인사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어느 날...
그녀가 내 앞에 와서 섰다
숨이 멎는다 무의식으로 그녀의 가방을 들어주었다 비록 네 정거장 밖에 되지 않아 소녀도 무안해 하긴 했지만...
얼굴을 똑바로 처다 볼 수가 없다 그래도 발그레 수줍은 미소의 그녀 얼굴이 스친다
고개 숙인 남자... 고개를 차마 들 수가 없다 애써 태연한 척해보지만 숙여진 고개는 차마 들어지질 않는다 소녀의 얼굴이 보고 싶다... 버스가 멈추지 말았으면... 이 시간도 영원히...
그렇게 수일이 지난 어느 날이다 퇴근길에서 그녀가... 그녀가 버스에 올랐다 처음이었다 퇴근길에 보게 된 거는...
그녀도 나와 마추지자 눈이 동그래졌다
이건 분명 하늘의 계시리라 멋쩍게 둘은 서로 미소를 지었다
어느덧 그녀가 내려야 하는 정류장,
머릿속이 복잡다 다시 못 올 것 같은 이 시간, 무언가 결정을 해야 하는 이 시간, 가슴이 타들어 간다
저... 이제 내려요......(소녀의 한마디다)
당연한 그 말... 하지만 분명 그 말의 느낌에는 소녀도 아쉬워하는 감정이 담겨 있었다
순간 나의 몸은 자석에 이끌리듯 소녀를 따라 내리고 말았다 그런 나를 본 소녀는 당황하며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무작정 돌진!!! 하는데...
그녀가 물었다
여기 내리시는 게
아니잖아요?
나는 그 물음에 확고하게 외쳤다
저... 혹시 시간 낼 수 있나요?
지금 아니라도 얘기 나눌 수 있는
날이나 시간이...
.................
비록 9살? 10살의 차이는 나겠지만 나는 용감하게 꽤 정중하게 그 말을 꺼냈다 그리고 꼭 심판받는 느낌으로 소녀의 다음 말, 어떤 반응일지? 기다렸다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 같다
미쳤나?...
설마 이러진 않겠지?
생각해 볼게요~~~
이럴까?....
짧은 순간이지만 심판의 시간은 꽤 긴 것 같다 소녀는 그저 머뭇대며 살짝 미소를 머금는다 일단 단칼의 퇴짜는 아닌 것 같다
시간이 잘 날진 모르겠어요
소녀의 반응이다
휴~~~ 일단은 싫진 않다는 거다 다만 시간적 여유가 문제라는 거다 그럼 된 거다 나도 첫 근무라 많은 시간은 없을 것 같으니까
감사합니다!!!(혼잣 말이다)
그렇게 우리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모든 것 내려놓고 미래의 삶만을 쫓아 발악하던
나의 마지막 20대 시절...
보상받는 그 시절인연이...
※ 그려 놓고 보니 강제 추행 장면 같음. --;;
절대 아님....... 서로 좋아서 어쩔 장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