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크리스마스

<나의 사춘기>

by 도윤




그해 크리스마스를 나는 잊을 수 없다. 우리 집에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우리는 고양이를 키우기로 했다. 예전부터 동생과 나는 동물을 좋아했지만, 엄마의 반대로 키울 수 없었다. 엄마는 엄청 깔끔한 사람이라서 동물 털 빠지는 거 치울 생각만 해도 싫다고 했었다.


내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우리 집 분위기 자체가 많이 다운됐다. 그래서 부모님은 큰 결심을 했다. 우리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앞으로 더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은 받을 수 없을 것 같다.

고양이가 우리 집으로 오면서 집안 분위기가 완전 달라졌다. 걱정과 달리 엄마가 고양이를 가장 예뻐했다. 엄마가 고양이만 예뻐해서 요즘은 질투가 나기도 한다. 가장 반대하던 사람이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고양이 이름은 ‘말썽이’로 지었다. 말썽이는 전부터 우리 가족이 많이 쓰던 말이다. 내가 어렸을 때 말썽이는 말 안 듣는 아이라며 나를 놀릴 때 부모님이 부르던 별명이다. 그게 어쩌다 보니 고양이에게 갔다.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발음도 귀엽고, 뜻도 어울린다.


말썽이가 말썽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말썽이는 이식증을 가지고 있다. 비닐이나 줄 그리고 옷 같은 걸 먹는다. 이상한 건 다른 건 다 먹고 사람 음식은 절대 먹지 않는다. 정말 신기하다. 이상한 걸 자꾸 먹어서 병원에 가서 수술도 하고 검사도 자주 받았다. 엄마는 내가 병원에 가지 않으니 말썽이가 병원에 간다고 했다.


나는 말썽이에게 고마운 게 아주 많다. 내가 그때 가족들에게 채워주지 못 했던 부분을 말썽이가 채워준 것 같다. 그리고 나도 말썽이에게 많은 위로를 받았다. 집에 있어도 말썽이와 함께여서 덜 외로웠다. 그때나 지금이나 말썽이는 나에게 가장 편한 친구 같은 존재다. 이제 말썽이가 없는 집은 상상할 수 없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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