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춘기>
일반고에 진학하자마자 휴학했다. 입학식도 가지 않고 휴학을 했다. 나는 도망쳤다. 일반고에 가서 버틸 자신이 없었다. 더 이상 힘들고 싶지 않았다.
내가 학교에 가지 않을 거라고 했을 때 내 편은 아무도 없었다. 내가 가장 믿고 의지하는 사람들의 말이 나에게는 화살이 되어 가슴에 꽂혔다. 나를 이해해주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 것이 가장 서러웠다. 내가 말해봤자 변하지 않을 걸 알기에 나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내 속은 그렇게 곪아 터져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내 뜻을 굽힐 사람은 아니었다. 나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학교에 있을 때 나는 마치 새장 안에 갇혀 사는 새와 같았다. 나는 날개도 있고, 날 능력도 있었지만 사람들에 의해 갇혀 살았다. 너무 답답했다. 나는 한 번도 날아본 적은 없지만 알 수 있었다. 내가 날 수 있다는 것을. 나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었다기보다 그냥 그렇게 믿고 싶었다. 더 이상 학교 안에 갇혀 있는다면 내가 미쳐버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버티지 못하고 도망쳤다.
학교를 휴학하고 대안학교에 가기로 했다. 대안학교에 가면 바로 자유로이 날아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의 큰 오산이었다. 나는 한 번도 날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연습이 필요했다. 나는 날기 위해 노력하고 노력했다. 하지만 계속 추락했다. 다리가 부러지고, 날개를 다쳤다. 그럴수록 좌절만 커져갔고 나는 또다시 우울의 늪에 발을 담갔다.
새장만 탈출하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 줄 알았다.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세상에 쉬운 일 하나 없고, 어딜 가나 힘들다는 걸 나는 왜 해봐야 아는 걸까?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 말은 나를 위해 존재하나 보다.
그렇게 나오고 싶었던 학교였는데, 학교가 그리웠다. 이제까지 새장이 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살던 새가 더 큰 세상에 한순간에 적응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나는 학교 밖의 세상을 원해서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학교를 탈출할 방법을 찾은 것뿐이다. 도망쳐 나왔는데, 이곳도 도망쳐 나오고 싶었다. 더 이상 갈 데가 없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다. 괜찮은 척하다가 집에 오면 울었다. 계속 울었다. 다시 숨통이 막혀오기 시작했다.
잘 알아보지 않고 선택했다. 잘 몰랐기에 그 안에서 문제를 마주했을 때 리스크가 더 컸다. 설령 나의 선택이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한다고 해도 그 책임은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 나는 뭐가 문제인지 알면서도 머리가 복잡했다. 알면서 안 하는 게 제일 나쁜 거라고 했다. 문제는 아는데 해결 방법을 모른다. 방법을 알아도 문제가 너무 커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가 나질 않는다. 이건 다 변명이다. 나는 못하겠으면 도망간다. 부딪히고, 맞서려고 하지 않는다. 나의 가장 나쁜 습관. 알면서도 절대 고치지 못할 것 같은 점.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이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인 것 같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나는 대안학교에 어느새 적응했다. 그렇게 적응하고 나는 자퇴를 결심했다. 자퇴를 하고 나서도 여러 번 후회했다. 원래 가지 않은 길에는 미련이 남는 법이다. 지금도 고등학교에 한 번 가봤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그래도 나의 선택을 후회하진 않는다. 다시 선택의 길에 놓인다고 해도 나는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