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나의 사춘기>

by 도윤




내가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란 걸 모르고 살았다. 나에게는 당연한 거였고, 항상 옆에 있었기에 소중함을 알지 못했다. 내가 학교를 그만두고 나에 대해 가장 먼저 알게 된 사실이다.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반학교에 다니는 친구들과 내가 달라졌다는 것. 더 이상 그들과 같을 수 없다는 걸 깨달으면서 외로움은 순식간에 나를 집어삼켰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을 더 만나려고 했지만, 오히려 독이 됐다. 더 이상 친구들의 대화에 웃을 수도, 공감할 수도 없었다. 환경이 달라졌고, 우리가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것들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느꼈다. 그렇게 정통으로 외로움을 맞느라 이겨내려는 생각은 할 수조차 없었다.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외로움은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외로움에 익숙해졌다. 우는 횟수도 줄어들고, 내 상황을 점차 받아들이고 있었다. 가끔 폭풍처럼 외로움이 밀려오면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지 굳이 숨기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봤자 언젠가는 터지니까. 한 번 대차게 우는 게 훨씬 깔끔하다.


집에만 가만히 있으면 한없이 우울해지는 타입이다. 그래서 돌아다닌다. 그렇게 노력한다.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배우러 다니고,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해내며 노력하고 있다. 혼자 할 수 있던 게 아무것도 없었는데, 혼자 움직이고 직접 발로 뛰는 내가 조금 기특하다.


나는 발 사진을 자주 찍는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양말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한다. 신발은 매일 바뀔 수 없지만, 양말은 매일 바뀐다. 내가 찍어놓은 발 사진이 많을수록 내가 밖으로 나간 날이 많았다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나의 노력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나면 더 노력하고 싶어진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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