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른을 배우는 중이다

<나의 사춘기>

by 도윤



엄청난 시간과 선택, 자유 그리고 책임이 나에게 주어졌다. 시작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시작되지 않았고, 내가 끝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그 누구 하나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잔소리도 하지 않고, 강요나 재촉도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불안을 갖는 것도 내 책임이었고, 어떤 일을 시작했을 때 결과가 좋든 나쁘든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이었다.


내가 대안학교에 다닌 지 한두 달쯤 됐을 때 엄마가 말했다.


“다른 친구들은 성인이 돼서 배우는 걸 너는 그 학교에 다니면서 미리 배우는 거야.”

이 말의 뜻을 몰랐는데, 1년이 지나서야 알 것 같다.


나는 성장했다. 잘 성장했다고 말은 못해도 이번 년도의 성장은 조금 특별했다고 말할 수 있다. 새로운 장소에서 잘 적응했다. 내가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다. 스스로 돈도 벌었다. 나에게는 나름 뿌듯하고, 만족스러운 성장이다.


그러나 모든 게 처음이었고, 나는 많이 외로웠다. 그렇지만 어쩌겠나? 후회도 내 몫인걸. 내가 선택했고, 내가 책임져야 하니까. 그래서 나한테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용기 있고, 멋있는 도전이었다고. 여기서만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을 얻어간다고.


나는 위로 형제도 없고, 나보다 나이가 많은 친구를 사귄 적도 없었다. 나보다 먼저 어른이 되는 사람들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게 가장 좋다. 사람들은 다 다르고, 그들의 인생도 다르고, 어른이 되는 과정도 제각각이다. 이렇게 어른이 될 수도 있고, 저렇게 어른이 될 수도 있다. 말로 알려주는 게 아니라, 함께 하면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좋다.


내가 생각하는 어른의 기준을 다 정하진 못했는데 확실한 건 하나 있다. 책임질 수 있는 사람. 자기가 했던 말이나 행동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어른이 되고, 더 많은 자유를 누리고, 그에 따른 책임이 주어지는 과정을. 그 과정에서 두려워하고, 방황하고, 기뻐하다 다시 실패하고 좌절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여러 사람이 어른이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가?


어른이 되는 과정에는 정답이 없으니 베낄 수도 없다. 그래도 참고는 할 수 있다. 나에게는 많은 참고서가 생겼다. 좋은 참고서가 되어주어 고맙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한다. 마지막으로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좋은 참고서가 되길 바라며.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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