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색다른 인사말을 해보고 싶었다규
미국와서 처음 겪은 문화충격(?)이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길가다 눈 마주치면, 아니 눈이 마주치지 않아도 인사를 건넨다는 거다.
Hi는 입에 달고 살고, 좀 기분 좋으면 동네 거닐다 마주친 사람한테 How are you? 까지도.
물론 어떤 대답을 기대하는 질문은 아니다.
How are you?는 Hi 같이, 질문이 아닌 일방향 인사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그래도 Good! 이라고 대답하고 나도 다시 How are you? 물어주는게 예의.
미국 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 있었던 일이다.
때는 바야흐로 팬데믹이 막 시작되고 마트와 필수기관을 제외한 모든 상가가 문을 닫고, 길거리는 텅텅 비고 뉴스는 시시각각 코로나 사망자 수 보도로 암울하던 팬데믹 초기였다. 매일 유튜브를 보고 줌으로 ESL 수업을 들으며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던 때였는데, 인사말에 대한 어떤 유튜브를 봤다. How are you같은 인사말에 Good, fine 외에 여러가지 다양한 대답을 알려주는 영상이었다.
그래. 나도 good 만 맨날 하지 말고 다른거 외웠다가 써먹어야지.
그리고는 써먹을 날을 기다렸다.
옷을 사러 남편과 아울렛을 갔는데, 계산대에서 직원이 How are you today? 하고 의례적인 인사를 건넸다. 나는 이때다 싶어 Couldn't be better. 라고 대답했다.
속으로 신박하지? 하고 있었는데
그 직원이 약간 놀란 눈으로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 처음봤단다. 물론 환하게 웃으며 화기애애하게 말했지만, 그녀의 반응이 예상치 못한 것이라 난 살짝 당황했다.
남편의 분석으로는, 이 팬데믹 상황에 다들 갇혀서 우울한데, couldn't be better.(최고야) 하는 말 들어서 그렇다며. 요즘 상황에 그 말이 맞겠냐고 말이다.
아무리 팬데믹이라도 그날 기분이 최고였을수도 있잖아 해봤지만,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남편은 평소에도 자기는 그렇게 대답한 적은 한번도 없었단다. 그렇게 좋을때나 아주 나쁠때가 있냐며.
아주 나쁠때는 잘 없지만 아주 좋을때는 좀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긍정마인드는 아닌 사람이 마음에 없는 대답하려니 참 쉽지 않네.
그 날 이후로 나의 대답은 Good. 으로 다시 간결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