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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꽃이 활짝 피었어요.

밤나무

by 이효 시인


밤나무(Castanea crenata)

밤나무를 키운 지 오년이 되었다. 올해는 꽃이 풍성하게 피었다. 밤나무는 참나뭇과에 속한다.

밤꽃의 개화 시기는 6월 중순에서 7월 사이다.

밤꽃의 향기가 초여름 벌판을 물들이고 있다.



밤꽃을 볼 때마다 신기한 것은 꽃의 구조다.

밤나무는 수꽃과 암꽃이 한 나무에 따로 피는 자웅동주 식물이다. 단성화(單性花) 식물로

수꽃길고 가느다란 수꽃차례에 모여 있다.

황백색이며, 강한 냄새를 풍긴다.

이 냄새는 곤충 유인과 수분을 위한 전략이다.

암꽃수꽃차례의 기부나 줄기 끝에 1~3개 정도 뭉쳐 피며, 작고 덜 눈에 띈다. 이 암꽃이 가을에 밤송이가 되어 밤 열매를 품는다. 신기해서 밤나무에 달려가서 암꽃 사진을 찍어 보았다.

작고 앙증맞게 생겼다. 수꽃을 길이가 10cm 정도라면 암꽃은 3~5cm 정도다.



밤꽃의 향기는 왜 그렇게 강할까?


밤꽃의 냄새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특히 아민계 화합물(트라이메틸아민 등)을 포함한다.

이는 생선 비린내와 유사해서 어떤 사람에게는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곤충들에게는 강력한 유인제 역할을 한다.

재밌는 점은 이 향기를 두고 “남성의 정액 냄새 같다”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어서 시인들이 시나

은유 속에서 성적 이미지로 표현하기도 한다.



수분과 번식 전략

주로 곤충매개(곤충수분, entomophily) 방식이며, 특히 딱정벌레나 벌 등이 유인된다.

수꽃이 풍기는 강한 향과 꿀샘이 그들을 이끌고,

암꽃으로 자연스럽게 수분이 이뤄진다.


밤 열매와의 연결

암꽃이 수정되면 3개의 씨방 중 12개의 밤이 열린다. 밤송이 안에는 뾰족한 가시로 덮인 껍질이 있어, 성숙한 후에 갈라지며 열매를 떨어뜨린다.


*자웅동주 = "한 몸 안의 둘"

밤송이는 "가시로 자기를 지키는 모성"이 아주 강인한 식물이다.

오늘 저녁에 밤꽃으로 시를 한 편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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