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서천 여름 해변학교
누가 저 새들에게 빵을 먹이는가?
몇주전에 충남 서천 춘장대에서 인사동시인협회 회원들 주최로 여름 시인해변 학교가 열렸다.
많은 문우님들과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오랜만에
바닷가 바람을 쐬면서 인문학 강의도 듣고, 백일장에도 참가를 했다. 마치 여고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곳에서 바다도 새도 사람도 하나가 된 느낌을 받았다. 짭조름한 바다 내음을 맡으면서 몸도 마음도 서서히 회복이 되었다.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들을 바라보면서
내 겨드랑이도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문득 저 새들처럼 하늘을 날고 싶었다.
인간이 바다 끝까지, 하늘 끝까지 가보고 싶은 욕망은 과거나 현재나 똑같을 것이다.
푸른 하늘을 날 수는 없었지만 바다 위를 마음껏 날아다니는 새를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끼면서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시간대별로 간조(썰물)가 되면 갯벌이 넓게 드러나며 도요새 무리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새들은 민감하기 때문에 일정 거리 이상은 접근하지 않고 조용히 관찰하는 게 좋다.
새들이 부리로 먹이를 찾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해변시인학교 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다음날 책을 사러 친구와 함께 종로 서적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도시 한복판에도 새들은 여전히 많았다.
그런데 충격적인 일은 새들이 사람들이 던져준 빵을 뜯어먹고 있었다.
빵은 새에게 필요한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이 거의 없다고 한다. 특히 흰 빵은 ‘공복은 채우지만 영양은 없는 음식’이다.
새들은 쉽게 영양실조나 질병에 걸릴 수 있다.
남은 빵이 습기에 젖어 곰팡이가 생기면
곰팡이 독소(특히 아플라톡신)가 새에게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인간이 새들에게 빵을 주는 행동은 멈춰야 한다.
사람들에게 자주 먹이를 주면,
자연스럽게 새들의 번식이 늘고, 개체 수 과밀화가 생긴다. 그러면 질병 전염도 빨라지고, 서식지 파괴가 가속화된다.
새들이 사람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지면
새들은 자연스럽게 먹이를 찾는 능력을 잃고,
점점 사람을 의존하게 된다.
때로는 공격적으로 변해서 인간을 공격할 수도 있다.
새를 보면서 인간은 인간답게, 새는 새답게 먹고살아야 한다는 것을 느낀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