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얄리 Oct 15. 2022

고도비만 환자의 삭센다 4펜 사용기

8키로 감량까지 생생한 삭센다 사용기, 부작용, 후기

(위 사진의 저작권은 본인에게 있으며 무단 전제, 복사, 사용을 금합니다)



1. 삭센다란?

 삭센다는 2017년부터 국내 시판이 허가된, 노보노디스크제약에서 개발한 체중조절 보조제이다. 주성분인 리라글루티드가 GLP-1(glucagon like peptide-1) 유도체로 식욕감소 및 위내용물의 배출을 지연시켜 포만감을 유도하는 원리이다.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 kg/m2 이상인 비만 환자에게 처방된다(그러나 의사와 상담 후에는 더 낮은 BMI의 사람에게도 처방되는 듯했다).



2. 주사 방법(피하주사)

삭센다 펜에 펜니들을 결합한 후, 피하지방이 많은 배, 허벅지, 상완 등의 부위를 살짝 들어올리고 주사하면 된다. 4mm 펜니들의 경우 90도 각도로 찌르고, 8mm 이상의 긴 니들은 45도 각도로 주사해야 한다. 주사하기 전 해당 부위를 알콜솜으로 소독하는 건 필수다!


(이해하기 쉬운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9tbiH1aAok0



3. 사용기와 부작용

피하 주사는 처음입니다

 처음에는 약국에서 안내받은 대로, 6mm 펜니들을 기울여서 찔렀다. 용량은 최소용량인 0.6mg이었다. 나름 인체공부를 많이 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6mm는 찌르는 순간과 주사하는 순간 내내 아파서 원래 사용법대로 찌른 후 다섯까지 세지 못하고 뽑아버렸다. 아깝게 흐르는 삭센다 용액은 덤이었다. 0.6mg으로 일주일을 시험해 보고 부작용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2주차에는 1.2mg으로 넘어갔다.


 2주차(1.2mg)부터 삭센다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삭센다를 아침을 먹은 직후에 주사했는데, 신기하게도 오후 내내 배고픔이 없었다. 또한 아픔을 견디다 못해 4mm 펜니들을 새로 주문해 사용했다(4mm로 주사하면 놀라울 정도로 안 아팠다). 배가 안 고프니 점심식사도 조금씩 남겼고, 오후 간식으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견과류 정도면 충분했다. 저녁은 집에서 먹고 가볍게 운동을 했다.


4주차(1.2mg + 0.6mg)부터는 오전 식후 삭센다 1.2mg를 기본적으로 주사하되, 밤에 식욕이 올라올 때 0.6mg을 추가로 주사했다. 고도비만까지 체중이 증가한 원인으로 배달음식이 큰 요인이었는데, 밤에 먹는 것을 참기 위해 삭센다를 보조적으로 사용했다. 삭센다를 맞는다고 먹고 싶은 욕구(식탐)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일시적으로 포만감을 줌으로써 '잠깐 참자'는 의지를 다지게 하는 데는 충분했다.


식단과 운동은 아주 헐렁하게 했다. 식사는 하루 3끼를 일반식으로 챙겨먹되, 배가 부르면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간식으로는 삶은 계란과 두유, 견과류 정도를 먹었다.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밤이 아닌 낮에 먹고, 되도록 혼자 먹지 않고 친구나 동료와 먹었다. 운동은 강도에 상관없이 하루 30분을 채우는 것을 목표로 했다. 스마트워치가 많이 도움이 됐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스트레칭으로 운동시간을 채우면 반짝반짝 빛나며 보상을 주니 뿌듯함에 더 열심히 하는 효과가 있었다.


부작용

삭센다의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소화불량 등의 위장관 장애이다. 2달간 삭센다를 맞으며 가장 흔하게 경험한 부작용은 위액 역류였다(물론 역류성 식도염을 기존에 앓고 있어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항상 부작용이 있는 것은 아니었고, 삭센다를 맞고 너무 안 먹거나 너무 많이 먹었을 때 부작용이 두드러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4. 후기

최종적으로, 약 2달간 4펜을 사용하면서 -8kg을 감량했다



 효과를 많이 봤음에도 당부하자면, 삭센다는 만능이 아니다. 오래 쓸수록 내성이 생겨 용량을 늘려가며 맞아야 한다. 당연하게도 주사를 끊으면 식욕이 돌아오니 요요가 올 확률이 높다. 사실상 식욕을 떨어뜨려 '적게 먹게 해서' 감량한 체중이므로 식습관이 바뀌면 쉽게 요요가 온다. 감량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삭센다 이후에도 식단과 운동을 병행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중도비만 이상의, 무릎이 아파 운동을 시작하기도 어렵고 망가진 식습관을 되돌리기 막막한 비만인들에게는 초기 용법으로 깊이 추천하고 싶다. 처음 몇 달간 삭센다로 감량효과를 본 후, 그 사이 얻은 자신감과 루틴으로 혼자서도 다이어트를 이어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듯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