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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골 Mar 06. 2024

리바이 병장, 엘빈 단장 여성팬이 많은 메커니즘

feat. 숀 파커의 비장함

자신이 숀 파커임을 막 밝힌 직후

 숀 파커는 '더 페이스북'을 '페이스북'으로 개명하는 데 일조한 팀원이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서 숀 파커가 원나잇을 치르고 아침에 일어난 장면으로 첫 등장을 한다. '더 페이스북'이었던 시절에는 아이비리그 일대 학생들 위주로 페이스북을 이용했는데, 즉 숀 파커와 좋은 관계를 가진 여자 출연자도 페북 유저였으므로 하버드에 준하는 곳에 다니던 가상인물이라는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장면과 서울대 연고대를 비교해 보아 미국사회가 훨 개방적인 점, 강한 임팩트를 낸 최연소 창업가를 높이 치는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앞서 서울대 연고대와 대조된다고 표현했으나, 한국에서도 루틴한 일을 하는 고소득자보다 큰 임팩트를 노리며 리스크를 감수하는 야망 있는 남자에게 끌리는 수요가 꽤 높다. 그렇기 때문에 '일이 되게 하는 것'보다 연애같은 한시적 자극만 탐하는 어뷰징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머리로는 이미 알고 있다. 꼭 연애에 천착하지 않더라도, 유투브 등 매스컴에서 인터뷰로 그럴싸한 말을 하고 다니면서 회사를 번창시킬 의지는 진작 잃어버린 창업가도 꽤 있을 것이다.


 유투브에서 일부 연애 강사가 "2030에서 경제적 자유를 얻는 비율은 매우 낮다. 여자들은 너의 야망과 포부를 통해 미래소득을 점치고 너의 가능성에 끌릴 것이다."라고 말했을 때 예전엔 와닿지 않았는데 일정부분 말이 되는 듯 하다.

엘빈 스미스가 15m 거인에게 오른팔을 물린 채로 내리는 명령

 <진격의 거인> 리바이와 엘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드물지만 여기서는 유독 여성팬이 많은 메커니즘을 스타트업과 결부하여 해석해보려 한다. 세계대전이 끝난 지 80년, 목숨을 건 싸움은 아주 줄어들었지만 목숨을 거는 것과 유사한 뇌의 기전이 발현하는 상황이 바로 고위험 창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중에서 초인적인 정신력과 굴하지 않는 저항력을 가진 인물이 엘런 예거*, 리바이, 엘빈 이렇게 대표적으로 3명 있는데 단순히 전투력, 통솔력이 높기 때문만이 아니라 절체절명에서도 침착하기 때문에 여자들이 더욱 좋아하는 것이다.


* 엘런은 작중 초반에 거인에게 오른팔, 오른다리를 먹히고 죽을 상황에서 모든 거인을 반드시 구축하겠다고 독백했다.

 또한 여자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배우자의 현재소득보다 생애소득의 상방이나 매력에 높은 가중치를 두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하나의 이유인 것 같다. 타성에 젖고 루틴하게 사는 남자는 자기 감정을 요동치게 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분들을 꽤 봤다.



 조금 다른(부정적인) 사례로, 2000년대 초반에 나경원 의원이 정계에 입문할 때 3김씨인 YS, JP가 나경원을 맞이하면서 다소간에 추태를 보인 영상이 유투브에 박제되어 있다. 불과 20년 전이다. 나를 포함한 젊은 남자들은 그걸 보고 비위를 상해하지만 YS DJ가 각각 사생아 논란이 있는 점, 민주화 거목인 점, 당시의 의식 수준을 고려하면 평소 습관이 나온 것에 가까워 보인다.

 외국 어느 문학작품에서도 저항운동의 지도자가 지방으로 유배를 당한 후 사회적 명예 덕분에 풍족한 연애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세상이 이미 뒤집히고 자신들의 역사적 소명이 거의 다했지만 다 늙어서도 내심 자기를 거부할 이성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한 게 아닐까? 2005년 MBC <제 5공화국>에서 전두환이 두 차례의 쿠데타에 성공한 후 3김씨와 주요 수하들을 잡아들인 후 사생활 논란들을 언론이 흘려서 명예를 실추시키라고 명령하는데, 그 내용이 자세히 언급되진 않으나 비리뿐만 아니라 '편력'도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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