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하루가 쌓였다.
조용한 새벽이었다.
전공책과 교육학 책을 펴 두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보고 있으면
어느새 창밖이 환해졌다.
책 위로 엎드린 채 잠이 들었다가
엄마의 독백 소리에 부스스 일어나
학원으로 출근했다.
교실 청소부터
학원의 하루가 시작됐다.
청소를 마치면
어린 학생들 수업이 이어졌다.
그해 나는
처음으로 월급이라는 것을 받았다.
절반은 생활비로 쓰고
절반은 저축을 했다.
돈을 번다는 감각보다
버텨야 한다는 감각이 더 컸다.
배가 고파지면
김밥 한 줄로 배를 채웠고,
남아 있는 수업을 다시 소화했다.
하루가 끝나면
별이 쏟아지는 길을
뚜벅뚜벅 걸어 집으로 돌아왔다.
골목 끝에는
엄마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용히 들어가고 싶었지만
집 안은 늘 조용하지 않았다.
아버지라는 사람은 잠들어 있었고,
엄마는 매일
딸 걱정도 하지 않는다며
혼잣말을 이어갔다.
6개월쯤 지났을 무렵,
나는 깨달았다.
내가 하는 일에 비해
받고 있는 돈이 너무 적다는 것을.
그곳은
내 미래를 걸기에는
부족한 곳이라는 확신도
그때 함께 생겼다.
학원을 그만두었다.
6개월 동안 모아 둔 돈으로
임용고시 학원에 등록했다.
처음 두 달은
학원 근처에서 하숙을 했다.
남은 시간에는
평일엔 집에서 공부하고,
주말이면
주말반 수업을 들으러 다녔다.
그해 나는
일을 하면서도,
일을 멈춘 뒤에도
계속 준비했다.
멈출 수 없어서가 아니라
멈추는 법을 몰라서.
그렇게 하루가 쌓였다.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었고,
그래서 나는 다음 시험을 준비했다.
그해는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