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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푸딩


사막에서 물 한 모금 건넨 사람 어찌 있겠냐마는

길이 달라 헤어지는 것에 마음 두면 여기 묻히는 것을.

빈 수통 바람이라도 담아가라.


사는 건 진부한 말을 배우는 일이다.

처음은 우연이었지만 그다음은 필연이었다.

뜻 없이 이어간 인연은 없다.


거침없는 시간은 가난하고 평온한 마음 만나

애틋할수록 서로의 세계에서 우리로 고립되었다.


마른 모래는 뭍에 머물러

바다를 살려면 잠겨야 한다.

모래로 세운 모두

젖은 언저리에서 허물어져

소금 내음 입은 줄 모르고 건너간다.

거스르지 않고 채이다 쌓이다 바다가 된다.

산 것이 남긴 흔적대로.

끝내 혼자선 무엇도 아닌 것으로.


너의 바다 빈 배 떠돌 때 닻 품고 나는 걸었다.

새로운 의미 깨달을 때마다 수없이 새로 이별하고

이제야 모두 만용임을 안다.


창백한 포구 거둘 이 없는 닻.

그렇게 배우다 제자리.

성가신 물음 말없이

시절 잠든 묘비에

내 신기루 묻고 눈뜬 불꽃을 본다.


모래는 불길 속에 유리로 거듭나기 때문에.

내가 없는 바다보다

내게 담은 한 모금 목마른 누군가에 건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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