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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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푸딩

메이란


막내 고모 모은 허리띠 할머니는 채찍으로 썼다.

다 커서 아버지가 봤다.

귀한 다짐 해도 형제처럼 물려받은 흉을.


나 돌아오길 기다린 매질

동네 사람 젖은 눈 삼킨 성원에 도망쳤다.

멀어지는 목소리는 분명 애원했다.

할 줄 아는 말 그뿐이라.


집 나간 강생이 하수구 빠진 날

건너 동네 앙칼진 돌팔매에 멍들었다.

그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아버지 끌려가 물먹고 던져진 철길 따라 걷다

주머니 속 지우개 올려놓았다.

오늘 이긴 마지막 자존심 검게 뭉개져도

기차는 모른다.


아무도 모른다.


저 마음에도 부처가 있었구나.

역 근처 놀이터 모여든 비둘기 떼

볼펜 맞춰 모은 빵 한 봉지 흩어 내고 있다.

낯선 자비 못 본 척 서로 길짐승 다름없이.

마음은 한 걸음 담아 두고 우는 것.


나고야 혼마치 건어물집 둘째 딸.

있는 게 죄라

안 했다 참말 해도 돌아오는 허튼 말에

대광주리 숨어있다 버려진 듯 주워진 시집살이.

곱게 달래 업고 다닌 유정한 세월

흑백 영정으로 옷장 한 걸음 묻어 두고

대광주리 들어갔다.


등진 천리길 오늘은 맞대 본다.

포개려 해도 겨우 한 점

시집 갓 온 소녀는 여전히 떨고 있었다.

사람 싣지 않는 기차 말발굽 소리.

가네시마 메이란. 달그락거린 이름이

빼꼼히 나와 어른처럼 수고했다 말한다.


할매. 내 알아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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