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를 마치며
짧고 굵었던 여행이었다. 글을 쓰며 당시를 돌이켜 보니 마치 전생을 되짚어 보는 기분이었다. 그럼에도 기억을 더듬을수록 낯선 땅에서 맡았던 흙냄새와 바다 냄새, 뜨거웠던 햇살과 잊지 못할 풍경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첫 방문지라 더 설렜던 카이로우안(Kairouan), 다른 행성 같았던 토죄르(Tozeur), 사막을 지키고 있던 두즈(Douz), 지하 마을을 품고 있던 마트마타(Matmata), 원형경기장이 근사했던 엘젬(El Jem), 휴양지 그 자체였던 수스(Sousse) 그리고 파리(Paris)가 연상되는 튀니스(Tunis)까지.
이곳에서 체험했던 모든 일들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광활한 자연과 낯선 사람들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한 층 더 넓힐 수 있었다. 좋든 싫든 다양하게 겪었던 경험들 덕분에 삶이 다채로워졌다. 그렇기에 시간을 되돌려서 다시 튀니지에 가야 한다면 흔쾌히 또 가겠다고 할 것이다.
끝으로, 나의 작은 경험에서 비롯된 튀니지 여행 노하우를 공유하며 글을 마치겠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소소한 참고용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그간 저의 여행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① 일정이 촉박할 땐 렌터카를 추천합니다.
- 시내 운전은 조금 버겁지만 도시 간 이동은 매우 쉬워요.
- 가로등이 없는 곳도 많으니 밤 운전은 지양해 주세요.
- 주차해 둔 동안 차 안이 너무 더워지지 않도록 차량용 햇빛 가리개를 준비하면 좋아요.
- 기름은 항상 충분하게 넣어 두세요.
② 잠자리에 민감하다면 호텔을 이용하세요.
-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아 부담이 없어요.
③ 복장은 다른 이슬람 국가에 비해 자유로운 편입니다.
- 다만, 눈에 띄는 노출은 피하시길.
- 종교시설인 모스크에 입장할 때는 특히 더 신경 써 주세요.
④ 튀니지 음식은 매운 편입니다.
- 매운 걸 못 드시는 분들은 음식을 주문할 때 덜 맵게 해달라고 요청해 보세요.
⑤ 주로 시장을 오갈 때 상인들이 '니하오'와 '곤니치와'라고 인사할 겁니다.
- 못 들은 척 혹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척 지나치면 됩니다.
- 물건을 사야 할 땐 그냥 한국에서 왔다고 알려주세요.
⑥ 인종차별을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 낯선 이의 눈을 피하세요. 눈을 마주치면 (조롱을) 시작하더군요.
- 면전에 대고 칭챙총 같은 말을 할 땐 "You are such a racist."라고 침착하게 응수하세요.
(저는 건장한 남자와 함께였던 터라 눈에 불을 켜고 노려보기도 했지만, 추천하진 않습니다.)
- 밤이거나 혼자 있을 땐 화가 나도 무시하세요. 안전이 제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