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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네 자리에 서

인생은 고다

by 김편지

인생은 고의 고는 Let’s go 의 Go가 아니다.

‘인생은 고다’라고 시작되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cs.루이스의 [아직도 가야 할 길]이다.

달콤한 인생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시작부터 “인생은 고”라고 박아버리니 한숨부터 길게 쉬고 읽는 책이었다.

고생으로 가야 한다는 소리.

(인생 고민이신 분, 돗자리 찾아가시는 분들, 이 책 추천합니다.)



내가 요양원에서 일하면서 제일 힘든 것은

위험의 요소에 대한 책임은 항상 따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부담감인 것 같다. 가뜩이나 벌벌 떠는 소심함이 행여 내 실수로 어르신이 다치지는 않을까 조심하는데 그러다 보니 소극적인 자세가 된다.

그래서 자유보다 조금은 억압된 방법을 쓰는 곳도 있지만, 지금 있는 요양원은 그런 면에서 아주 자유로운 곳이다. 위험함보다는 그래도 어르신들을 자유롭게 해주는 그런 곳이다.

그렇다 보니 사고위험이 크고 종사자로서는 부담감이 있다.

참 어려운 문제다.

하고많은 일중에 그 일을 택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까지 안고 돈을 벌어야 되나 싶다.



책임지기 싫거나, 자신 없어서, 불안해서, 귀찮아서, 치사해서, 이유는 많겠지만, 불안함을 눈뜨고 못 봐내는 내 자신이 제일 문제다.


그 일이 아니더라도 점점 소극적이 되는 '나'의 문제.

미워하지 않기 위해 사랑도 하지 않는 내 모습이 서글프다.



어쩌면 00 요양원이라는 환경이 아니라, 그냥 나의 인생 고(苦)가 짊어지기 싫은 뺀질거림이었다.(인정)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나려고 해도 안 벗어나지는 것이 바로 자기 인생 십자가 아니겠는가?

그러니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라는 말씀에 별 다르게 붙일 변명이나 구실은 없다.

자기 자신의 십자가를 지라는 뜻_.



그러니 십자가 지고 여태 살아오신 인생들의 뒷수발쯤은 아주 고귀한 심부름으로 받들 수 있다.



항상 인생 답은 “네 두 발로 제 자리에 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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