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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ame Byun Aug 10. 2022

대환장 사춘기 화법 BEST 5 공개!

 * 특집 편.


사춘기 아들은 엄마를 혈압 오르게 해 죽이고, 사춘기 딸은 엄마를 피 말려 죽인다 했던가.

들이받거나 언성을 높이지 않고도 고요하게 엄마를 죽여(?) 주는 중딩 딸 <킬링 포인트> 대화법.


1. 분주히 뭔가를 하며 못 들은 척한다

'안들린다안들린다.. 안 들려도 더 격렬하게 안 듣고 싶다'


: 나는 지금 당신의 말이 전혀 안 들리며, 안 듣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시선 회피와 분주한 딴짓으로 적극 어필한다. - 물건 찾는 척, 음악 듣는 척 등- 대응법의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가장 빈번하고 평이한 1단계의 스킬.



2. 입을 앙 다물고 눈을 치켜뜬다

'이건 걍 보는 거. 째려보는 거 절대 아님'


: 도전적이며 가직설적인 반항의 리액션.

단, 비윤리적 괘씸죄에 걸려 두고두고 책잡히지 않기 위해 <eye 대 eye>로 째려보진 못하시선을 이마나 뒷 벽 등에 맞추는 것이 포인트! 또한 눈 맞춤과 째려봄 사이, 뭐라 하기 애매한 정도로 레이저 강도를 조절한다. 본능적이며 즉흥적인 아들과 달리 딸은 사후 대비책까지 마련는 치밀함이 엿보임.

 


3. "응. 알겠어." A.I의 replay 


: 어떤 말이나 요구에도 '알겠다'라고 대답한다. 거기엔 언어의 높낮이, 운율, 감정 등이 전혀 담겨 있지 않아 녹음 재생 버튼을 눌러 놓은 듯 기계적이다. 알겠다고 반복해 대답할수기분이 묘하게 나빠지지만 알겠다는데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4. 머리 쓸어 넘김+깊은 한숨+ 혼잣말

'순식간에 오장육부를 훑고 지나가는 3 combo'


: 흩어진 머리칼을 쓸어 넘기는 동시에 먼 산을 바라보며 한숨을 크게 내쉰다. 이때 눈알을 좌우로 한번 굴려주 나는 알아듣지 못하는 혼잣말을 "#$%@^%$ " 중얼거린다.

뭐라 했냐고 물어보면 항상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눈앞에서 순식간에 지나가는 디테일한 3 combo  아들들은 감히 흉내도 못 내는 고난도의 기술이자 가장 불쾌해지는 리액션!



5. 흡사 현자의 미소

'....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 격렬한 핑퐁 대화를 이어가던 중 잠시 마가 뜰 때, 

모든 동작을 일시 멈추고 갑자기 피식 웃는다. 이때 눈은 절대 웃지 않고 시선을 아래로 향하거나 슬며시 감는다. 알듯 모를듯한 미소는 흡사 깨달음을 얻은 현자처럼 보이나 자세히 보면 한쪽 입꼬리만 샐쭉 올라가 있다. 미소의 의미는 때때로 달라지므로 의중을 파악하기 어렵다. 그래서 더 기분 나쁘다.




* 다음 편으로는, 환장하는 사춘기 화법에 흔들리지 않고 살아남는 엄마 필살기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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