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색등대 Dec 07. 2023

먼지보다 작은 나는 결코 작지 않다.

우주의 크기는 지구를 중심으로 직경 총 930억 광년의 규모로 추정된다고 한다. 

측정할 수 없이 무한한 우주의 작은 지구에서 우리는 작디 작은 존재이지만 저마다 작은 우주가 되어 살아간다. 달과 해를 벗으로 삼고 산과 바다를 선생 삼아 서로의 우주를 반짝인다. 매일 해가 뜨고 졌다가 다시 뜨는 이 경이로움이 너무 당연해서 잊어버리고는 눈앞의 작은 문제가 푸른 초목을 가리고,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은 부드러운 바람의 속삭임을 듣지 못하게 한다.     


크루즈 여행을 하며 망망대해 속 밤바다를 보기 위해 잠시 테라스로 나왔을 때였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있었는데 온 세상이 칠흙같이 어두워서 두려움마저 들게 했다. 자연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가? 너무 작아서 보잘 것 없는 인생일 뿐인가? 

그렇지 않다. 지구의 공전과 자전이 조금만 틀어져도 생명체가 위협을 받게 되는 것처럼 알 수 없는 자연의 섭리가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 우리는 그러한 자연속에서 치유되기도 하고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아름다움에 머물며 경이로움을 느낀다. 대자연의 보호를 받고 있는 우리의 존재는 결코 작지만 작지 않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감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매일의 일출과 일몰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되새겨야 한다. 나를 벗어나서 하늘의 시선을 갖을 때 우리는 더 넓은 시각으로 지금 이 순간을 오롯이 누릴 수 있게 되며 삶의 진정한 가치를 우선순위로 두고 살게 된다.        


조물주가 지구에 있는 80억명의 사람들과 동식물들 생김새와 DNA가 전부 다르게 지은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난 우리는 한 뿌리이면서도 구분되고 독립된 개체이다. 

다름은 당연한 것이고 저마다의 개성이 있다. 대자연의 보호를 받고 있는 존귀한 존재들이기에 그 누구라도 못났다, 못생겼다, 쓸모없다고 판단할 수 없다. 자연의 그 어떤 생물도 쓸모없는 것이 없는데 하물며 사람이라면 어떠한가? 한 생명의 귀중함은 이뤄 말할 수 없고 누구나 쓸모가 분명히 있다. 


밤하늘의 별은 하나일 때보다 자리를 빛내는 별이 무수히 많을 때 더 아름답다. 서로 어우러지며 자연의 섭리를 감탄하고 감사하며 내 몫을 감당하는 것. 그것이 무한한 우주의 소우주로 살아가는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닐까?




작가의 이전글 100억이 생긴다면 어떻게 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